[강원문인협회 회원 시] 사약 같은 말 한마디

이구재 2024. 6. 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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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쓰고

안경 쓰고

마스크 쓰고

빈 가슴으로 마트에 나갔다



오랜만에 본 지인이

반색을 하며

“요즘도 시 쓰세요?”

물었다



아, 나는 그에게

시를 쓰는 사람으로 읽혔나보다



가슴이 뜨끔했다



시는 안 써도

그럭저럭 살아지는 요즘 인데

야윈 마음에

사약같이 어두운

슬픔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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