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상’에 담긴 권진규의 마지막 마음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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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조각의 거장 권진규의 동생으로 권진규 작품세계를 알리는데 힘쓴 권경숙 씨가 지난 16일 별세,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권 조각가 별세 직전 함께 했던 작품이 춘천에 전시돼 관객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어려운 상황 속에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권진규 조각가는 고려대박물관이 1973년 개관을 준비하면서 이 작품을 매입하자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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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마감 전날 전시된 조각상 포함
동생 권경숙 씨 별세에 재조명
한국 근현대조각의 거장 권진규의 동생으로 권진규 작품세계를 알리는데 힘쓴 권경숙 씨가 지난 16일 별세,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권 조각가 별세 직전 함께 했던 작품이 춘천에 전시돼 관객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천재 조각가이자 비운의 예술가로 불리는 춘천고 출신 권진규 조각가의 마지막 외출 장소는 고려대학교 박물관 현대미술실 개관식이었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어려운 상황 속에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권진규 조각가는 고려대박물관이 1973년 개관을 준비하면서 이 작품을 매입하자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당시 매입가격은 15만 원.
그는 개관식 때 전시된 자신의 작품 ‘가사를 걸친 자소상’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폐관 시간이 지나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다음날 자신의 작업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한쪽 어깨에 붉은 가사를 걸친 승려의 흉상을 한 자신의 모습을 조각으로 구워내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제는 흙이 된 권진규의 모습을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마주할 수 있다. 작가의 마지막 순간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지만, 그가 작품을 만든 과정을 생각하며 각자의 의미를 불어넣을 수 있는 시간이다.
춘천문화재단이 고려대 박물관과 협력, 해당 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마련한 ‘한국근현대미술명작전’에서는 이 작품과 ‘마두’ 등 권 작가 작품 2점을 만날 수 있다.
말의 머리를 뜻하는 ‘마두’에서는 일제강점기 등 시대적 압박에도 테라코타 기법을 적용해 작품을 제작하는 등 한국미의 원형을 전통에서 찾으려 했던 그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형상 속 고도의 정신적 에너지를 그려내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가사를 걸친 자소상’에서는 작가 본인의 두상에 승려의 흉상을 표현했다. 모든 것을 최소화한 모습에서 더욱 엄숙하고 당당한, 심지어 비장해 보이기까지 하는 ‘권진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지역 관람객 사이에서는 춘천지역 내 권진규 작품 전시 공간 마련과 선양사업 등 조명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불발된데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권진규 등 근현대 거장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7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최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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