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아니고 문민종입니다
지난 2시즌 동안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세계 최강의 기사’ 신진서 9단의 독무대였다.
2021~2022시즌 신진서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시작한 소속팀 셀트리온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수려한합천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정규리그 16전 전승과 포스트시즌 11전 전승을 포함해 27전 전승의 화려한 업적을 쌓은 신진서는 바둑리그 사상 최초로 ‘준우승팀 MVP’라는 신화를 썼다. 팀을 옮겨 킥스 소속으로 참가한 2022~2023시즌에도 신진서는 정규리그 20승2패, 포스트시즌 8전 전승의 엄청난 활약으로 킥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또 한 번 MVP 수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 독주는 마침내 끝났다. 신진서는 12승1패의 엄청난 성적으로 3시즌 연속이자 통산 7번째 다승왕에 올랐지만, 킥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MVP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수많은 기사들의 ‘쟁패’가 펼쳐졌던 이번 바둑리그에서, MVP의 영광은 한국 바둑의 차세대 주자 2003년생 문민종 8단(울산고려아연·사진)에게 돌아갔다.
문민종은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50%와 온라인 투표 50%를 합산한 결과 총 49.59%의 지지를 받으며 생애 첫 MVP의 영광을 안았다.
그동안 바둑리그의 MVP는 대다수가 1~2지명 기사들이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3지명으로 울산고려아연에 지명된 문민종은 2013년 신안천일염의 김정현 4단(당시) 이후 10년 만에 ‘3지명 MVP’의 영광을 안았다.
사실 문민종은 이번 정규리그에서 4승6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문민종은 포스트시즌에서 5전 전승의 무시무시한 기세를 뽐내며 울산고려아연을 이끌었다. 특히 정규리그 우승팀 원익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원익의 ‘최강 용병’ 구쯔하오 9단을 제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문민종은 “(정규리그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팀원들이 잘해줘서 MVP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제는 세계대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사가 되고 싶다”며 “다음 시즌에는 MVP와 다승왕을 함께 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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