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붐은 왔다③] 'DMZ 피스트레인', 여름 날씨보다 뜨거웠던 관객 열기
15~16일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 일대에서 열려
이틀간 1만1000여 명 방문…전년비 10%↑
'밴드 붐은 온다.' 록 음악팬들 사이에서 주문처럼 외우던 말이 현실이 돼가는 모양새다. 긴 시간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한 록 음악이 최근 대세 흐름을 타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밴드 음악의 인기에 대해 조명하고 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뮤직 페스티벌은 밴드 붐을 가장 체감하기 좋은 장소다. 지난 주말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 일대에서 열린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도 수많은 밴드 음악 애호가들이 모여 음악을 향한 애정을 불태웠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음악을 통해 평화를 노래하는 콘셉트로 2018년 처음 시작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페스티벌은 국내외 뮤지션 24팀이 무대에 올랐다. 래퍼 이센스, 전자음악가 키라라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도 있었지만 대부분 어어부 프로젝트, 글렌체크, 다브다, 실리카겔, 까데호, 9와 숫자들 등 밴드 음악 중심으로 라인업이 꾸려졌다.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열린 이 페스티벌에는 총 1만1000여 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이는 공연장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에 가깝다. 티켓 2일권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1일권 역시 현장 판매분까지 더해 티켓이 모두 팔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관객 수는 지난해 관객 수 대비 10% 가량 늘었다. 페스티벌을 향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김해인 마케팅 디렉터는 "매년 얼리버드 티켓 및 사전 팝업, 메인 무대 프로그램 이외에도 DMZ만의 특별한 장소특정적 프로그램들을 준비할 때마다 항상 곧바로 티켓이 매진이 되고 있다"며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상에서 관객들이 반응하는 규모나 오가닉한 관객의 후기(블로그, 유튜브 등) 등에 있어 매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코어층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현장에서 600여 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2회·3회 이상 방문한 사람의 숫자가 70%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페스티벌 첫날인 15일 직접 방문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날 오전과 오후 한때 약한 빗방울이 떨어졌으나 관객들은 개의치 않았다. 무더위 속 우비를 입고 땀을 흘리면서도 음악과 함께 몸을 들썩였다. 현장에는 '퇴사' '지속가능한 덕질' '통일'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깃발들도 나부끼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관객들 중에는 평소 밴드 음악을 좋아했던 이들도 있었으나 엔데믹 이후 공연 문화를 즐기며 그 매력에 더욱 빠졌다는 이들도 많았다. 한로로, 실리카겔, 9와 숫자들 등을 좋아한다는 20대 남성 김모 씨는 이틀간 'DMZ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홀로 서울에서 철원까지 왔다. 그는 "원래도 록, 밴드 음악을 좋아했지만 이렇게 페스티벌을 적극적으로 보러 다닌 지는 2년 정도 됐다"며 "공연을 보러 다니며 밴드 음악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왔다는 30대 여성 고모 씨는 엔데믹 이후 페스티벌을 보러 다니게 됐다고 한다. 그는 "평소 페스티벌을 자주 다니는 지인들과 함께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 방문했다"고 말했다. 고 씨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20대 여성 신모 씨는 "매년 여러 페스티벌을 보러 다녔는데 요즘 록 페스티벌들의 규모가 더 커진 기분이 든다. 밴드 음악의 인기가 전보다 높아진 것이 체감된다"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음악 페스티벌을 처음 방문한 인천 출신 30대 여성 박모 씨는 "페스티벌에서 음악과 함께 호흡하고 뛰어놀며 밴드 음악을 더욱 좋아하게 됐다"며 "현장에서 듣는 실제 악기의 사운드가 가슴을 뛰게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매년 페스티벌의 열기가 더 뜨거워지며 밴드 음악의 인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김해인 마케팅 디렉터는 "관객과 아티스트가 서로를 알아가고 새로운 스킨십을 계속 유발한다는 점에서 페스티벌의 성장은 밴드 붐에 큰 영향을 준다"며 "페스티벌이 끝난 이후 집으로 돌아가면 관객들은 자연스레 잘 몰랐던 밴드의 음악을 찾아듣는다. 그렇게 다시 내년에는 어떤 밴드가 올지 기대하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했다.
<관련 기사>
[밴드 붐은 왔다①] 실리카겔·더로즈 등 스타 밴드의 탄생
[밴드 붐은 왔다②] 엔데믹 이후 성장한 공연 시장…젊은 관객층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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