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운반로봇이 자재 ‘척척’…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제철소

김건호 2024. 6. 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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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자재와 상품을 실은 무인운반로봇(AGV)이 사람과 벽 사이 적합한 경로를 찾아 재빠르게 움직인다.

작업자는 웨어러블 핑거(손가락)스캐너와 태블릿PC를 통해 자재의 크기와 중량만 확인해 정확한 적재 위치만 정하면 된다.

광양제철소 4도금공장에선 지금까지 작업자들이 직접하던 철판 표면에 아연을 입히는 후반 공정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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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풀필먼트센터 가보니
축구장 7개 크기의 저장 공간
AI·로봇 이용 시스템 자동화
보관~배송 물류처리 속도 높여
도금공장선 로봇이 후반 공정
460도 작업장서 인력 대신해
“자동화 가장 큰 목적은 안전”

각종 자재와 상품을 실은 무인운반로봇(AGV)이 사람과 벽 사이 적합한 경로를 찾아 재빠르게 움직인다. 작업자는 웨어러블 핑거(손가락)스캐너와 태블릿PC를 통해 자재의 크기와 중량만 확인해 정확한 적재 위치만 정하면 된다. 선적 공간에서 이동한 AGV는 저장공간인 셀(Cell) 3만4000여개가 들어선 높이 28.5m의 거대한 벽 앞에 마침내 멈춰 섰다. 그리고 3차원 체적 측정장비를 통해 종류와 향후 출납 시기에 맞는 자리에 저장된다. 축구장 7배 크기에 달하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풀필먼트(PF)센터의 풍경이다.

쇳물과 뜨거운 고로로 상징되던 포스코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자동화시스템을 만난 ‘K제철’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PF센터에 적용된 AGV 설비. 포스코DX 제공
지난 14일 찾은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위치한 PF센터는 제철소에 필요한 자재와 물건을 저장하는 공간을 넘어서 포스코와 포스코DX의 자동화 및 AI 기술을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금까지 광양제철소는 곳곳에 흩어진 창고 300여곳에서 제철소 조업에 필요한 수만 가지 자재에 대해 주문과 보관, 포장, 배송 등이 각각 이뤄져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4월 완공한 PF센터를 통해 광양제철소는 세계 어떤 제철소보다 빠르고 똑똑한 물류시스템과 자동화시스템을 확보했다.
이번 PF센터의 완성도와 기술 고도화를 위해 포스코DX는 AGV를 컨트롤하는 ACS(AGV제어시스템)를 자체 개발해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또 PF센터 전체를 관리하는 WMS(창고관리시스템)도 자체 개발했다. 재고관리 기능에 더해 자재수요 예측기능을 갖춘 이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는 PF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자재의 위치·상태를 3차원(3D) 이미지로 조회한 뒤 주문할 수 있다. 인력 활용에서도 효율적이다. 5만㎡에 달하는 PF센터에서 적재와 관리를 담당하는 인원은 12명만 있어도 족하다.
포스코의 로봇을 통한 자동화는 PF센터에 국한한 것은 아니다. 광양제철소 4도금공장에선 지금까지 작업자들이 직접하던 철판 표면에 아연을 입히는 후반 공정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도금공정에선 아연에 녹아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수다. 도금작업은 460도에 달하는 고온의 작업장에서 진행되는 만큼 사고 발생에 대한 위험이 높다. 지금까지는 4명의 작업자가 동시에 하루 10차례씩 직접 뜰채를 들고 화상 등의 위험 속에서 진행했던 위험한 작업이었다. 그만큼 숙련도도 필요했다. 5월 이후로는 ‘로봇 팔’이 도입되면서 작업자들은 별도의 관제실에서 앉아 로봇의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날 현장 탐방을 안내한 윤석준 포스코DX 로봇자동화센터장(상무)은 “생산성 향상도 중요하지만 자동화시스템 적용의 가장 큰 목적은 작업자들의 안전”이라며 “산업용 로봇의 공정별 표준모델을 자산화하고 있다. 내후년쯤 공정·장비 개발조직이 없는 회사들을 위한 대외사업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광양=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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