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는 파리 올림픽...'생지옥 파리' 되나? [앵커리포트]
전 세계인의 축제인 파리 올림픽 개막이 이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선수들도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막판 담금질에 한창인데요.
그런데 이번 파리 올림픽, 최악의 더위와 싸움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무더위는 해가 지날수록 심해지고 있는데요.
100년 전 파리에서 열렸던 하계올림픽과 비교하면 평균 기온이 3.1도 정도 올랐습니다.
5년 전인 2019년 파리의 여름도 42도를 넘으며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도 43도까지 치솟으며, 프랑스에선 무더위 관련으로 5천 명 이상이 사망할 정도였는데요.
기후변화로 파리의 폭염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는 세지고 있어, 올해는 더 더울 거란 경고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건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에어컨이 없다는 겁니다.
선수촌 내부 사진을 보면 방이나 거실 그 어디에도 에어컨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대신 선풍기 한 대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찜통더위가 우려되는데도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친환경 올림픽을 구현하겠다며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직위는 대신, 물을 이용한 냉각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계획인데요.
또 마라톤 등 일부 야외 경기 일정을 이른 오전 시간에 배치하는 등 폭염에 대비 조치를 준비하고 있지만, 선수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각 나라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쿨링 재킷과 시트 등을 제작해 나눠주고, 아이스 쿨러를 선수촌 방에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덴마크, 이탈리아 등은 자체 에어컨을 준비하고 있고,
일부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에어컨을 가지고 올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도쿄 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더운 올림픽으로 기록되며 선수 100명당 1명꼴로 온열 질환을 앓았죠.
당시 더위를 먹은 선수들이 열사병으로 실신하고, 실려 나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더 더울 거라는 이번 여름.
파리 올림픽이 '생지옥 파리'라는 오명을 얻지는 않을까, 프랑스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유다원 (dawon0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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