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커리어하이→삼진은 신기록 페이스' 두산 강승호 "내 스타일일뿐"
[잠실=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홈런 커리어하이를 쓴 강승호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삼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강승호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부터 강승호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2회 김재환과 양석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강승호가 2-0 카운트에서 NC 선발 임상현의 3구 147km 직구를 통타, 좌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강승호의 시즌 11호 홈런. 타구 속도는 172.2km에 달했고, 비거리는 121.5m가 찍혔다.
이 홈런으로 강승호는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앞서 최고 성적은 2022년 기록한 10홈런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커리어 첫 20홈런을 달성할 수 있다.
다만 이후 두 타석에선 삼진을 당했다. 3회 무사 2, 3루에서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5회 2사 만루에서 포크볼에 방망이를 냈다.
마지막 타석에선 2루타를 치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강승호는 한재승의 초구 144km 패스트볼을 때려 좌측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를 뽑아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강승호는 "홈런 커리어하이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면서 "2볼 상황에서 변화구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무조건 직구라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돌렸다"고 밝혔다.
압도적인 홈런 페이스에도 홈런 욕심은 없다. 강승호는 "저는 홈런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홈런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2루타나 3루타, 중장거리를 많이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들어 강승호는 주춤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선발보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경우도 있었다. 강승호는 "선발로 나가지 못했을 때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훈련량을 많이 가져갔다. 타석에서 우리 팀 타자들이나 상대 팀 잘 치는 타자들이 타이밍 잡는 법이나 노림수를 덕아웃에서 많이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체력도 좋아졌고 타격감도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 중점을 둔 것은 폼과 타이밍이다. 강승호는 "시즌 초반 좋았던 모습은 바라지 않았다. 현재 몸 상태나 컨디션에 따라 잘 맞는 타격폼이나 타이밍을 잡으려 노력했다"면서 "이영수 코치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길게 안 맞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밸런스를 찾아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강승호의 홈런은 유독 빨랫줄 같은 타구가 많다. 이번 홈런도 타구 속도가 무려 172.2km가 찍혔다. 강승호는 "홈런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타구 속도를 늘린다기보다는, 잡힐 게 빠져나가고 그런 목적으로 타구 속도를 많이 높이려고 한다. 웨이트도 시즌 중간중간 하고 있고, 중심에 정확히 맞히려고 노력하다 보니 타구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석에서 머리를 비우자 반등에 성공했다. 강승호는 "많은 생각을 했던 게 역효과가 났다"면서 "3회 송명기에게 삼진 먹을 때도 이상하게 머리를 쓰다가 삼진을 당했다. 그 전에 직구로 홈런을 쳤기 때문에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초구와 2구가 직구로 들어오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역시 머리를 쓰면 안 되는구나. 그냥 공보고 공치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타격 커리어 하이를 쓰고 있지만,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삼진이 리그 최다 1위다. 이번 경기까지 92개의 삼진을 당했고,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178개의 삼진을 먹게 된다. 이는 단일 시즌 삼진 1위 2000년 퀸란(현대 유니콘스)의 173삼진을 넘어서는 수치다.
그럼에도 강승호는 삼진이 두렵지 않다고 전했다. 강승호는 "신경이 쓰일 때가 있었다. 삼진을 줄이려고 노력하기보다 그냥 제 스타일대로, 제 방식대로 하는 게 오히려 득이 많다. 득이 많은 쪽으로 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