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FINAL] 'TD 가든의 야유-최악의 부진' 어빙의 악몽 같았던 파이널

[점프볼=이규빈 인터넷기자] 어빙이 커리어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 2023-2024시즌 NBA 파이널 5차전 보스턴 셀틱스와의 경기에서 88-106으로 패했다. 이 패배로 댈러스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밀리면서 보스턴에게 우승을 내줬다.

댈러스 입장에서 아쉬운 시리즈였다. 파이널 시작 전까지만 해도 보스턴과의 팽팽한 승부를 예측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 중심에는 카이리 어빙과 루카 돈치치라는 압도적인 원투펀치의 존재가 컸다. 둘은 플레이오프에서 엄청난 활약으로 댈러스를 파이널로 이끌었다.

하지만 믿었던 둘은 파이널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보스턴은 댈러스가 맞붙었던 지난 팀들과 다르게 어빙과 돈치치를 순수하게 일대일로 수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댈러스가 스크린을 통해 수비수를 바꾸면 그대로 스위치 수비로 대응했다. 이는 돈치치와 어빙을 일대일로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두 선수에게 득점을 주더라도 파생 효과를 막는다는 계산이었다.

이 수비는 그대로 주효했다. 보스턴의 앞선은 즈루 할러데이, 데릭 화이트라는 NBA 최고의 수비수가 존재했고, 뒷선에는 제일런 브라운, 제이슨 테이텀 등 역시 내로라하는 수비수가 버티고 있다. 그나마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와 알 호포드가 수비에서 약점이 있으나, 두 선수도 파이널 무대에서는 분전했다.

이런 보스턴의 강력한 수비에 댈러스의 원투펀치가 막히기 시작하면서, 시리즈가 급격하게 보스턴 쪽으로 기울었다. 돈치치도 보스턴의 강한 압박 수비에 고전했고, 어려운 3점슛을 시도하며 해답을 찾지 못했다.

돈치치보다 심각한 선수는 어빙이었다. 어빙은 보스턴 팬들과 악연이 있다. 어빙은 보스턴에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활약했다. 하지만 활약은 실망스러웠고, 무엇보다 보스턴 팬들의 미움을 샀다.

시리즈 내내 보스턴 팬들은 어빙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어빙은 이를 신경쓰지 않는 반응을 나타냈으나 플레이 자체는 적지 않게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어빙은 파이널 내내 보스턴의 수비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할러데이와 화이트의 수비에 꽁꽁 묶였고, 자신의 공격이 막히다 보니 동료들을 봐줄 시야도 부족했다. 수비에서도 딱히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보스턴의 선수들은 어빙의 수비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어빙은 파이널 5경기 평균 14.3점 34% 야투 성공률 17.6%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직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평균 27점 4.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었기 때문에 어빙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기대에 못미친 활약이었지만 어빙은 마지막을 훈훈하게 끝냈다. 사실상 경기의 승패가 결정된 상황, 4쿼터 종료 2분을 남기고 벤치로 물러난 어빙은 벤치로 물러나면서 보스턴의 벤치를 찾아가 선수들에게 일일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보스턴의 조 마줄라 감독과 포옹하며 경기에서 퇴장했다.

이런 어빙의 마지막 인사에도 보스턴 팬들은 냉담했다. 보스턴 팬들은 끝까지 어빙을 야유하며 축제를 즐겼다. 어빙 입장에서 기억에서 잊고 싶은 파이널 무대가 됐을 것이다.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