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은 방치하고 복구는 대충…관리 체계 개선해야
[KBS 광주] [앵커]
KBS는 지난주부터 불법으로 얼룩진 토석 채취 현장을 고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보도를 이어왔는데요.
이 문제를 취재해 온 손민주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민주 기자, 먼저 전남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토석 채취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먼저 설명해주시죠.
[기자]
24년 1월 기준 전남에서 허가받은 산지 채석장은 모두 75곳입니다.
지금은 생산량이 줄었지만 건설 경기가 호황이던 2020년에 채취 실적이 전국 2위를 차지할 만큼 전남에서는 토석채취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주 보도를 보면, 채석장 곳곳에서 토석 채취가 불법으로 이뤄지고 있더라고요.
현장 취재를 여러 곳 다녀왔던데 불법 채석 실태,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취재진이 직접 찾아간 채석장은 11곳인데요.
크게 세 가지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쪼개기 신고였는데요.
전남 화순의 한 채석장 사례입니다.
이 채석장 업체가가 토석을 채취한 면적은 6만 7천 제곱미터였는데요.
처음 허가를 받을 때는 2만 9천 제곱미터만 허가를 받았습니다.
면적이 3만 제곱미터를 넘으면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니까 이걸 피한 겁니다.
이후 다른 법인 명의로 바로 옆 2만여 제곱미터에 산지전용신고를 했는데요. 임산물을 키울 예정이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석을 채취하겠다는 신고였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현장에 가보고, 또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임산물을 키운 흔적은 없었습니다.
[앵커]
임산물 채취 신고를 해놓고 실제로는 토석을 채취한 거군요.
또 다른 사례는 어떤 겁니까?
[기자]
산지 채석장은 채취 방법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요.
이걸 지키지 않은 사례입니다.
계단식으로 채취해 내려가거나 아예 비탈면이 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제가 방문한 채석장은 100m 높이의 절벽이 깎아지른 듯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세번째로는 허가 구역을 넘어 훨씬 넓은 면적까지 토석을 채취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앵커]
가장 고통받는 건 채석장 주변 주민들일 겁니다.
취재 중 만난 주민들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주민들은 채석을 할 때 발생하는 먼지와 발파 소음에 시달려왔다고 호소합니다.
한 주민은 "채석단지는 죽음 선고와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 채석장이 주로 농촌 산지에 들어서다 보니, 고령의 어르신들이 항의하는 것도 쉽지 않아 안타까운 사례도 많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업이 끝난 뒤 복구도 안 된다고 보도했었잖아요?
불법 채취를 막고 제대로 복구하기 위한 대안을 짚어주시죠.
[기자]
우선 토석채취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를 위해 전남도와 각 지자체에 채석장의 복구준공승인 현황이나 행정처분 현황 같은 자료를 정보공개청구했더니 자료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허가 기간 안에 복구를 하면서 채취하는 중간 복구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보도에서 보신 것처럼 채석이 끝난 곳에 공원을 만들거나 자연친화적으로 복구하는 것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손민주 기자였습니다.
손민주 기자 (ha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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