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너무 화가 난다… 아버지 채무 더 이상 책임지지 않겠다"

최현태 2024. 6. 1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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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희망재단을 이끄는 박세리 이사장이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된 부친 박준철씨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나와 전혀 관련이 없으며 더 이상 아버지의 채무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세리가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부친 박준철 씨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이사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회의실에서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화가 너무 많이 난다. 이런 문제가 오래전부터 생겼다. 한두번이 아니다. 아버지 앞으로 채무관련 소송이 들어와 내가 해결하고 나면 얼마 있지 않아 또 소송이 들어왔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계속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아버지의 채무를 모두 갚아줬는데 더 이상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이어 “가족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채무를 대신 변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지금까지 왔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일이 더 커졌다”며 “굉장히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착각이고, 지금의 화를 부른 것 같다. 두번째로 인생의 큰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부친 고소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부모와 상당히 오랫동안 소통이 단절됐다고 털어 놓은  박 이사장은  “이번 아버지의 소송 사건은 저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더 이상 아버지의 채무를 책임질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실하게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오늘 이후부터 전혀 관여하고 싶지 않다”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또 “은퇴후 제 회사는 엄격하게 제 권한, 제 사인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다.  제 도장이 있고 제가 승낙해야만 모든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앞으로 다른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번 소송에 나섰다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부친과 관련된 일이고 내가 이사장이라 신중을 기울여야 했지만 이사회 과정에서 큰 갈등은 없었다”며 “이사회 고문들도 선뜻 말씀을 못해 제가 먼저 이 사안의 심각성을 말씀드렸고 만장일치로 동의해 고소장을 냈다. 꼭 짚고 넘어가야할 일이라 재단 이사장으로 해야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박 이사장은 “재단은 한국의 미래를 이끌 인재들을 많이 찾아내야 하는 입장이다. 열심히 부지런히 일해야 된다는 얘기”라며 “사소한, 개인적인 일로 헛되게 시간을 낭비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잘못된 사안이 있으면 정확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박세리(왼쪽)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부친의 사문서위조 혐의와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 이사장은 “재단은 수익 창출이 재단이 아니다. 후원금을 받아 주니어 대회를 열고 유망주게 후원하는 재단이다. 후원금을 그대로 기부금으로 내는 재단이라 기부금 남아있거나 수익 이 있을 수 없는 재단”이라며 “미국과 한국에서 주니어 대회를 열고 아니카 소렌스탐과 함께 한국에서 세계주니어대회를 열고 있다. 주니어들이 꿈을 이룰수 있도록 후원하는게 박세리 재단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며 이번 사건으로 꿈꾸는 유망주들의 꿈이 혹시 꺾이는 일이 있을가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부친의 사문서위조 혐의와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시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으며, 최근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측 변호인은 “박 씨 부친은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며 “설립 업체가 관련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했는데, 나중에 저희가 위조된 도장인 것을 알고 고소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단 측은 지난 11일 박씨를 고소한 사실을 전하면서 공식 홈페이지에도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입장문을 통해 “박세리희망재단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단체의 재단법인으로 정관상 내 외국인학교설립 및 운영을 할 수 없다”며 “국제골프학교설립 추진 및 계획을 세운 사실이 없고, 앞으로도 어떠한 계획이 없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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