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사망 사고 ‘은폐’ 의혹…“중대재해법 수사 요청”
[KBS 광주] [앵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산업현장 안전사고 처벌이 강화됐죠.
그만큼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조치와 정확한 보고는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해 중요한데요.
최근 광양에서 발생한 한 건설현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건설노조가 업체 측이 사고 조치를 지연하고 사망 원인을 은폐, 축소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보도에 손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양의 한 발전소 공사현장입니다.
지난 10일 오전, 39미터 높이 철골 구조물 배관 고정작업을 하던 작업자 A씨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안전벨트를 차고 있어 바닥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지만, 의식을 잃은 채 수십 미터 높이의 구조물 옆에 매달려 있었던 겁니다.
[현장 작업자 : "(고개 숙이고 일하다가) 일어나면 머리가 띵하잖아요. 그러다가 거기서 바로 추락해버린 거죠."]
동료들이 A씨를 끌어올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A씨는 결국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장 관계자 :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45분 지체됐는데 그동안에 심폐소생술이나 기타 응급조치를 한 사람들은 원청사 안전관리 담당자들이 아니고 우리 노동자들이 직접한 거예요."]
플랜트 건설노조는 사고 원인이 은폐 축소됐다고 주장합니다.
A씨가 쓰러져 5분에서 10분 가까이 고공에서 안전벨트에 매달려 있었는데도 업체 측은 개인 질병에 의한 사망으로 관계기관에 보고했다는 겁니다.
[김재우/전국플랜트노조 전동경서지부 재관분회장 : "(최근 검진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진단 받았다. (회사 측은) 재해자가 질병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조작·은폐·왜곡하여 관계기관에 보고하였다."]
사고 발생 이후 현장 조사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은 노조 측의 항의를 받고서야 해당 사업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시공사 측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박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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