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아기’ 흰꼬리수리 관찰…24년만에 처음
[앵커]
경기도 시화호 인근에서 멸종위기 1급인 '아기' 흰꼬리수리가 KBS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흰꼬리수리 번식이 관찰된 건 24년 만에 처음입니다.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거진 소나무 가지 사이로 까만 물체가 움직입니다.
날렵한 부리 하지만 서투른 날갯짓, '아기' 흰꼬리수리입니다.
[최종인/시화호지킴이 : "덩치는 크지만, 어미처럼 활발하지 못하니까 계속 날갯짓을 하면서 이소할 준비를 하는 거죠."]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흰꼬리수리의 번식이 국내에서 관찰된 건 24년만입니다.
[김한규/경희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 "신안군 흑산도 인근에서 번식한 것이 알려져 있었고, 처음부터 새끼가 이렇게 잘 자라서 나가는 것이 기록된 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새로운 (번식)지역이 생긴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말 처음 관찰된 아기 수리는 50여 일 만에 성체에 가까운 크기로 자라 이제 옆 가지로 사뿐 옮겨 앉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오한봉/시흥환경연대 대표 : "계속 앉아서 어미가 먹이 주는 걸 먹었어요. 2주 전에 결국 일어서더라고요 얼마 안 있으면 이소하겠다…."]
지난해 이곳에서 흰꼬리수리 한 쌍이 관찰돼 둥지도 틀었지만 번식에는 실패했습니다.
[최종인/시화호지킴이 : "너무 개방된 곳에 둥지를 틀었고, 둥지를 만들어놨지만 알을 낳아야 하는데 까마귀하고 까치들이 계속 공격을 할 듯 간섭하니까 얘네들이 포기를 하고…."]
올해는 사람들도 나서 흰꼬리수리 2세의 탄생과 성장을 응원했습니다.
[김한규/경희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 "대형 수리들은 같은 자리에 세력권을 형성해서 1년 내내 머무릅니다. 그래서 같은 개체일 가능성이 크고요. 이후에 커다란 교란 요인이 없다면 계속 같은 지역이나 심지어 같은 둥지에서 번식하려고 시도를 할 것입니다."]
곧 둥지를 떠나는 '아기' 흰꼬리수리, 어미새를 따라 자연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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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희 기자 (thimb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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