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재계, 극우·극좌 집권 모두 걱정…"일관·안정" 촉구
"佛 좌파 연합 정책에 놀란 기업들 극우 르펜에 구애"
(런던·파리=연합뉴스) 김지연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경제 단체들이 이번 조기 총선 결과가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정치권에 경제적 안정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프랑스 117개 주요 대기업이 속한 프랑스 민간기업협회(AFEP)는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총선 결과에 따라 프랑스와 유럽 경제가 앞으로 오랫동안 정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는 주요 기업과 수백만의 직원이 계속 발전하고 혁신하며, 일자리와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을 결정할 것"이라며 특정 정당을 언급하지 않은 채 "국제적 고립과 무리한 예산 확대의 유혹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경제 안정성과 개방 경제 유지, 일자리 창출 노력과 사업가가 신뢰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정치권에 요구했다.
프랑스산업협회(MEDEF)도 최근 성명에서 일관성과 경제적 안정성을 강조하며 마크롱 정부에서 수행된 개혁을 지속하고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일부에서는 이런 목표에 반하는 경제 조치를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 재정을 더욱 악화하고 가계·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을 초래해 구매력과 투자 능력을 저하할 것"이라며 좌파 정당 연합체의 경제 공약을 겨냥해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아울러 "유럽 통합은 기업에 상당한 자산"이라며 극우의 프랑스 우선주의도 경계했다.
프랑스 중소기업연합회(CPME)는 특정 캠프 지지 의사를 표명하진 않았으나 좌파 연합체의 경제 공약을 겨냥해 "즉각 우리 경제를 추락시킬 것"이라며 정당들에 "현실 감각을 되찾으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좌파 연합의 '급진적' 정책에 놀란 프랑스 기업들이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에 구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프랑스 주요 기업·금융기관 임원 4명의 말을 인용해 RN의 감세나 반이민 정책이 재정확보는 안 됐더라도 좌파 연합의 경제 정책보다는 '덜 나쁘다'는 생각으로 RN의 실질적 지도자 마린 르펜과 접촉을 늘리려 한다고 전했다.
좌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와 사회당, 녹색당, 공산당이 결성한 신민중전선(NFP)은 부자 증세, 부유세 강화, 에너지 가격 동결, 연금 개혁 폐지 및 정년 인하, 최저임금 인상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다.
파리 증시의 대표지수 CAC40지수에 포함된 한 상장사 임원은 "RN의 경제 정책은 좀 백지상태지만 좌파는 강경한 반자본주의 의제를 굽힐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가는 "좌파의 경제 계획은 절대 용납 불가한 수준"이라며 "프랑스가 자본주의 체계를 떠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수 개월간 산업계 지도자들과 비공개회의를 열고 지지를 호소해 왔는데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세력 돌풍과 프랑스 조기 총선 발표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한다.
주요 기업 임원이자 투자자인 한 인사는 "산업계가 RN을 응원한다는 소리를 (유럽의회 선거전인) 2주 전 들었다면 안 믿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RN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장필립 탕귀 하원의원은 로비스트나 투자자,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재정적자와 관련한 고삐를 쥐고 신뢰할 만한 경제 정책을 펼치겠다고 답하고 있다"고 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이날 공개된 일간 르파리지앵 인터뷰에서 우선순위로 공공 재정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가을부터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밀어붙인 정년 연장 연금 개혁을 폐지하겠다고 말했으며, 에너지·연료 부가가치세도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생필품 부가가치세 인하 계획은 연기하고 정부 조달에서 프랑스 기업에 우선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동요하고 있다. CAC40지수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9일 조기 총선을 발표한 이후 17일까지 5% 이상 떨어졌다.
RN과 NFP 모두 비교적 친기업적이라고 평가받은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바꾸기를 바라고 있어 총선 결과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
한 기업 고위급 임원은 "프랑스 경제정책을 극우 정당 또는 좌파 정당이 짤 수 있다는 전망은 마치 '전염병이냐, 아니면 콜레라냐' 같은 선택의 문제"라고 개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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