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혐의' 김호중 재판행… 음주운전 혐의는 빠졌다

“정확한 알코올 수치 측정 불가”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등 혐의
‘범행 은폐’ 소속사 관계자도 기소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사진)씨가 1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사고 후 도주해 추가로 술을 마신 김씨의 사고 발생 당시 음주 수치를 특정할 수 없어 정작 음주운전 혐의는 빠졌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 5월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태헌)는 이날 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씨의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본부장 전모씨, 매니저 장모씨도 범인도피·교사,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지난달 9일 오후 11시44분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택시와 충돌한 후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 전씨와 공모해 한 시간여 뒤인 10일 0시30분 장씨가 경찰에 대신 자수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소속사 관계자들은 조직적으로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 이씨는 김씨의 도피 장면과 대화 내용이 저장된 도피 차량 두 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제거, 운전자 바꿔치기 등을 지시했고, 전씨와 장씨는 실제 메모리카드를 인멸하는 등 이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메모리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한 전씨만 증거인멸 혐의로 송치됐는데, 검찰은 이씨와 장씨의 범행을 추가로 인지했다.

검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음주 후 도주한 김씨가 사고 당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리는 등 정상적인 보행조차 불가능한 상태에서 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김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는 기소하지 못했다. 경찰은 당초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 알코올 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면허정지 수준인 0.031%로 특정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김씨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할 때 역추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