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고소한 '리치언니'…박세리의 눈물 고백 "더는 채무 해결 못해"[이슈S]

김현록 기자 2024. 6. 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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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대한민국 여성 골프의 레전드 박세리가 끝내 눈물을 쏟았다. 말못할 고민을 그저 조용해 해결하고자 했었던 '리치언니'의 뒤늦은 고백이, 그리고 미래를 위해 새로운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 이어졌다.

부친 박준철씨 고소와 관련해 18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박세리는 오랜 시간 부친의 채무 문제를 해결해 왔다며, 더는 빚을 갚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부친 박준철씨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도 함께했다.

이날 박세리는 "항상 좋은 일로만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런 일로 인사드리게 돼 유감"이라며 "최근 사건에 대해 사실대로 보도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내용도 있어서 짚고 넘어가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씨를 고소했고, 경찰은 최근 기소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박세리 부친은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제안을 받고 재단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재단이 박씨를 고소했다.

박세리와 부친 박준철씨의 각별한 관계는 널리 알려졌다. 박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딸 박세리의 재능을 알아보고 골프를 권유했고, 딸을 훈련시키며 세계적 골퍼가 되기까지 물심양면 뒷바라지했다. 박세리 역시 "이 자리에 온 것은 아버지 덕분"이라고 수차례 감사를 표했던 터다. 부녀를 둘러싼 고소 사건이 더 충격을 안겼던 이유다.

박세리는 기자회견에서 고소 사건과 부녀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혀 무관할 수가 없다"라며 "현재 문제가 있는 건 꽤 오랫동안 이 상황이 있었다", "가족 관계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왔다. 문제가 한두가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부친과는 현재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해외를 무대로 선수생활을 하다 2016년 은퇴한 이후 부친의 채무 문제가 이어졌다는 박세리는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조용히 해결을 하려고 했는데, 채무관계에 대해 제가 한번 해결하면 또 다른 채무관계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게 시발점이 된 것 같다. 점점 문제가 커졌고,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저희 부모님이기 때문에 아빠가 가지고 계셨던 채무에 대해 변제를 해드렸지만, 더 이상은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위의 선을 넘어섰다"면서 "마지막으로 큰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제가 더 이상 어쩔 수 없어서 본격적으로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섰다. 더 이상 책임질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책임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 박세리 ⓒ곽혜미 기자

박세리는 "저는 울지 않을 줄 알았다"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여제로서 늘 당당하고 유쾌했던 '리치언니'가 부친과 관련한 말못했던 가정사를 안고 있었음을 고백하면서 복받친 감정을 쏟아내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가족의 일과 이사장으로서의 일을 구분해야 했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재단 차원에서 고소장을 냈다. 제가 이사장이고 제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 고소를 진행했다"면서 이번 고소 건에 대해서 "(이사회에) 제가 먼저 사건의 심각성을 말씀드렸고, 제가 먼저 (고소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의견을 내놨다"며 "그것이 재단 이사장으로서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자신의 결단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박세리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 문제는 절차는 제대로 밟아서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지금 저도 솔직히 이런 상황이 난감하다. 살면서 처음으로 겪은 일"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저는 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다. 제 회사를 개인적으로 운영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목표를 갖고 살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라며 "오늘 더 확실히 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 저의 꿈만이 아니고 대한민국이 이끌어나갈 꿈나무들을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이 있어서 오늘 이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 박세리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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