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의 복수?…멜로니와 충돌했던 伊작가에 최고 훈장

신창용 2024. 6. 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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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반파시스트 작가 안토니오 스쿠라티(54)가 프랑스 정부에서 최고 훈장을 받았다.

그가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충돌했던 일 때문에 이번 서훈에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불편한 관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는 이번 서훈을 두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멜로니 총리의 따귀를 때린 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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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언론 "마크롱이 멜로니 따귀 때린 격"
스쿠라티(왼쪽에서 세 번째)와 도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왼쪽 두 번째)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반파시스트 작가 안토니오 스쿠라티(54)가 프랑스 정부에서 최고 훈장을 받았다. 그가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충돌했던 일 때문에 이번 서훈에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불편한 관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탈리아 뉴스채널 스카이TG24에 따르면 라시다 다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파리의 문화부 청사에서 스쿠라티에게 레지옹 도뇌르 기사장(슈발리에)을 수여했다.

이 훈장은 프랑스 정부가 정치·경제·문화·학술·체육 등 각 분야에서 공을 세운 사람을 선정해 서훈하는 훈장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명예로운 국가 훈장으로 꼽힌다.

레지옹 도뇌르 훈장 5개 등급 중 기사장은 가장 낮은 등급이다.

다티 장관은 이날 수여식에서 스쿠라티를 수훈자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우정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나 이탈리아에서는 정반대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스쿠라티가 멜로니 총리와 정면으로 충돌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 국영방송 라이(Rai)의 토크쇼에 출연해 이탈리아 해방기념일(4월 25일)을 맞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읽을 예정이었다. 글에는 멜로니 총리와 그의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이 네오파시스트의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그의 출연은 막판에 취소됐다. 스쿠라티가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방송에서 말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라이 측에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며 야당과 언론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는 이번 서훈을 두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멜로니 총리의 따귀를 때린 격"이라고 짚었다.

이탈리아 온라인매체 아파리이탈리아니 역시 "마크롱이 멜로니에게 보낸 분명한 적대적 메시지"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의 최근 갈등과 결부 지어 해석했다.

두 정상은 지난 13일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에 '낙태권 보장' 내용을 넣는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마크롱은 여성 인권을 위해 낙태권을 적극 옹호하고 '기독교의 어머니'를 자처하는 멜로니는 생명권을 우선해 낙태 자체에 강력히 반대한다.

마크롱이 자국 헌법에 낙태의 자유가 명시된 것을 언급하며 "이탈리아엔 프랑스 같은 감성이 없다"고 비판하자 멜로니는 "G7에서 선거 운동하지 말라"(멜로니)고 비난했다.

두 지도자는 멜로니 총리가 2022년 10월 집권한 이후부터 이주민 문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첫 유럽 순방 때 멜로니 총리를 '패싱'한 문제까지 다양한 사안으로 충돌했다.

스쿠라티는 2018년 출간한 소설 '세기의 아들'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시대에 파시스트가 어떻게 이탈리아 정권을 잡았는지를 다룬 소설이다.

G7 정상회의에서 고개 돌린 멜로니 총리(왼쪽)와 마크롱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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