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입 연 박세리 "오랜 부녀 갈등 있었어...가족이라 조용히 해결했던 부친 빚, 더는 감당 안할 것"

이태권 기자 2024. 6. 1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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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세리희망재단 박세리 이사장. 사진┃STN뉴스 이태권기자

[삼성동=STN뉴스] 이태권 기자 = 공식 가지회견을 연 박세리가 오랜 부녀 갈등을 털어놓으며 아버지 박준철씨의 채무를 더 이상 감당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박세리는 18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서 최근 화제가 된 부친의 사문서위조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장에는 박세리희망재단 자문변호사인 김경현 변호사가 대동했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세리는 "기쁜 소식으로 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운을 떼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사실인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어 그에 대한 것을 직접 얘기를 드리고 싶어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인사했다.

박세리 측에 따르면 박세리희망재단은 새만금개발청으로부터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참가 의향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대한 과정을 파악하다가 박세리 이사장의 아버지 박준철씨가 재단의 인감을 도용해 새만금 국제 골프학교 설립에 참여하려던 것을 발견했고 이에 박세리는 직접 이를 이사회에 사회 결의를 거쳐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로 고소했다.

박세리 측에서 제시한 인감 도용 사례. 사진┃박세리희망재단 자문 김경현 변호사 제공

박세리는 "2016년 은퇴 이후 회사와 재단을 차리면서 제 허락 외에는 사업 프로세스가 진행되지 못하게끔 엄격한 권한을 가지고 일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재단이 이번 일에 휘말렸기에 공과 사는 구분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이사회에 직접 말을 꺼냈고 만장일치로 고소에 의견이 모아져 아버지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세리와 함께한 김경현 변호사 역시 "박세리희망재단은 아버지 박준철씨와 아무 관련이 없으며 업무 공유는 커녕 박준철씨는 박세리희망재단에서 어떠한 업무도 전혀 수행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재단은 비영리법인 특성상 국제골프학교 같은 영리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세리에 따르면 부녀 갈등은 오래전부터 지속됐다. 박세리는 "딸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박준철씨의 채무를 변제해왔다"고 밝히며 "가족의 희생으로 큰 선수가 됐다. 이에 은퇴를 하고 한국에 와서 아버지의 채무를 알았을 때 가족이니 내가 다 짊어지고 최대한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최근에 불거진 대전 소재 집과 관련한 강제 경매 집행에 대해서도 "아버지와 지분이 50대 50이었는데 아버지의 채무때문에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대신 갚는 대신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집의 소유권을 내 명의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박세리는 "아버지의 채무를 2번 정도 상환했는데 그 외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곳곳에서 채무관련 소송이 들렸다"고 밝히며 "이제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계속 갔다가는 제가 가고자하는 길을 실현하지 못할 것 같다"며 더이상 아버지의 채무를 감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부녀 갈등을 막을 수 없었냐는 질문에 눈물을 흘린 박세리는 "아버지와는 지금껏 매번 생각이 달랐다. 그래도 가족이니까 가족이 다인 줄 알고 혼자 모든 걸 해결하려고 했고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까지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답했다. 현재 부모님과는 소통 없이 자매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는 박세리는 "이번 일이 지나고도 가족간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며 누구나 가족이 있는데 가족과 관련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은 힘든 문제다. 당사자와 가족을 조금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박세리는 혼란한 상황속에서도 자신의 꿈이자 재단 설립의 목적인 후진 양성에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세리 이사장은 "2016년 은퇴 이후 후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꿈이 있었다. 이번 일로 재단과 관련한 안 좋은 소식으로 지금까지 재단을 믿고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주니어 선수들이 흔들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기자회견에 섰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재단을 통해 선수 발굴과 대회 개최, 용인시와 협력해 골프에 관한 R&D센터 설립 등도 계획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스포츠 인재들을 찾아내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개인적인 일로 헛된 실망을 드려서 죄송하고 앞으로 내 꿈을 위해 굳건히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STN뉴스=이태권 기자

agonii@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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