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하이재킹' 찍으며 부러움 느껴" 고백, 왜? [인터뷰M]

장다희 2024. 6. 1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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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하이재킹'을 촬영한 소감을 들려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하정우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iMBC연예와 만나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이재킹'은 운항 중인 항공기나 배 따위를 납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다. 여객기가 이륙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리얼타임의 긴박감과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절체절명의 순간을 담아냈다.

하정우는 극 중 뛰어난 비행 실력으로 촉망받던 공군 전투기 조종사였지만 한 사건으로 강제 전역 당한 후 국적기의 부기장 태인 역을 맡았다.

'하이재킹'은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납치 사건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971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하정우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선택의 순간에 놓인 태인 역을 흠잡을 데 없는 연기 실력으로 그려냈다.

숭고한 희생으로 승객들의 안전을 지킨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했기에 웃음기를 빼고 연기했다는 하정우다. 그는 "(김성한) 감독님이 원했던 방향이다. 이 이야기가 갖고 있는 묵직함과 어떠한 힘이 있어서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다"며 "감독님은 내가 연기한 태인을 '담백하고 묵직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 방향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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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비행기가 이륙하고 1시간 10분간 사건이 일어난다. 부기장인 태인으로서 어떻게 대처할지에 주안점을 뒀고,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리허설을 정말 많이 했는데 현장감을 잘 살리려고 많이 한 거다. 리허설을 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이나 대사가 상황에 안 맞는 부분이 발견되기도 하더라. 그래서 유난히 리허설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편집을 거쳐 보완된 '하이재킹'을 보니 다행스러웠다는 하정우는 "1차 편집본도 보고, 기술 시사회 때도 봤다. 편집을 거치면서 보완된 느낌이 들었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게 이야기의 장점을 살린 것 같더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라며 "몰입감, 속도감이 좋다. 관객들이 특수관에서 체험해 보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극장에 최적화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비행기 조종 연기는 어땠냐는 물음에 하정우는 "민망했다. 기를 쓰고 조종관을 당기면서 (성)동일 형한테 '어떻게 해'라고 얘기한다. 영화 속에서는 위기의 순간들인데 세트장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거기서 나 혼자 흥분하고 있으면 상당히 민망하다.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있는데 얼굴에 피 분장을 해야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촬영하며 어려웠던 지점에 대해서는 "1시간 10분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3개월에 걸쳐서 찍었다. 의상도 같은 옷을 여러 벌 준비해야 했고 후반부에는 피 분장을 더 진하게 해야 했다"며 "감독님, 스태프들과 순서대로 찍으려고 노력했지만 불가피하게 재촬영된 부분도 있다. 뒤에 나온 장면을 초반에 찍기도 했다. 디테일하게 신경 써서 맞춰야 했다. 납치된 상황이니까 하이텐션으로 유지해야 해 어려웠고, 다른 작품에 비해 난이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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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김성한 감독과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누며 장면을 만들었냐고 묻자 하정우는 "카메라가 조종실만 비추고 있으면 감독에게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럼 감독님은 조종석을 비추고 있던 카메라를 승객으로 돌렸다. 매번 그렇게 작업을 했다"면서 "극 후반쯤 난기류를 만나서 구름 속으로 어쩔 수 없이 들어가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촬영을 하다가 부족한 부분이 발견돼 현장에서 새로 만들어 넣은 장면이다.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회의를 하고 재촬영했다. 한 세트장에서 찍는 장점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는 '하이재킹'으로 입봉한 김성한 감독에 대해 "열정이 대단했고 놀라웠다"라며 "모니터 앞에 안 앉아 있더라. 데뷔작이라 가슴이 뛰겠지만 매번 촬영 처음부터 끝까지 열정적이었다. 심지어 '로비'(하정우 연출작) 촬영을 하는데 드론팀 감독으로 3일 정도 나오셔서 촬영을 해주셨다. 감독이 됐다고 해서 '더 이상 나 못해, 안 해'가 아니라 '정우 씨 불러주면 도와드릴게요'라며 스스럼없이 도와줬다. 감동받았다"라고 고백했다.

여객기 납치범 용대 역의 여진구를 캐스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하정우는 "용대 역을 누가 할 것인가로 회의를 정말 많이 했다. 많은 배우가 물망에 올랐는데, 20대 초중반의 배우 가운데 비행기를 납치할 수 있는 에너지와 똘기가 있는 배우를 찾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최종적으로 두 명이 올라와 한 명을 골라야 했다. 그런데 그때 tvN 예능 프로그램 '두발로 티켓팅'을 찍을 때였는데, 그 자리에 여진구가 있었다. 보자마자 '여진구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리여리한 왕자님일 줄 알았는데 여진구 몸이 장난 아니더라. 웨이트를 해서 몸이 단단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정도면 비행기 납치할 수 있겠는데?' 싶더라. 또 여진구 눈이면 납득될 것 같았다. 그래서 '두발로 티켓팅' 촬영지 뉴질랜드로 출국하는 날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와인 한잔하며 시나리오를 건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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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12일 동안 여진구 옆에 붙어서 (여)진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출연했던 작품을 두고 필모그래피 토크도 나눴다. 물론 '하이재킹' 시나리오 설명도 열심히 했다.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했지만 '한국 돌아가면 며칠 안에 결정을 내려줘야 할 것 같다'고 계속 어필했다"며 "강요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배우이자 연출자이기도 한 하정우는 영화 '롤러코스터', '허삼관'에 이어 '로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로비'에 대해 하정우는 "엄청난 도움을 받아 기적적으로 촬영에 들어갔고, 현재는 다 끝난 상태"라며 "이후 어떻게 될진 모른다. 1차 블라인드 시사가 끝났고 2차 블라인드 시사를 앞두고 있다. 1차 점수가 안 좋다. 그래서 분량 10분을 줄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롤러코스터' 같은 명작 같은 경우에는 블라인드 점수가 더 낮았다. 그런데 (대중들이) 뒤늦게 알아보지 않았나"라며 "'로비'는 아마 내년 초에 개봉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하이재킹'을 찍으면서 부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롤러코스터'는 저예산으로 찍어 세트장이 열악했다. '하이재킹'은 다르다. 이 작품은 최첨단 기술력으로 촬영했다. 엄청나게 큰 세트장 위에 비행기를 올려놓고 찍으니 느낌이 다르더라. 그런 차이를 느끼니까 연출자로서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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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최근 조카가 생겨 큰아빠가 됐다고 고백하며 '조카 바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산부인과) 면회되는 날 바로 가서 봤다. 지금은 산후조리원에서 나왔는데 정말 작고 신비한 생명체라서 안지도 못하겠더라"고 고백했다.

조카 이름을 '김일성'으로 추천했다가 탈락했다는 하정우는 "황보라가 아이 이름을 고민하더라. 내가 '시대도 변했고 아예 센 걸로 가는 거 어떠냐'고 말하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추천했는데, 탈락했다"고 말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하정우는 "50세 되기 전에는 결혼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황보라가 아이를 낳는 걸 보니 나도 이제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생각이 턱 밑까지 올라왔다. 50살이 되기까지 한 4년 남았다. 동생 부부를 보니 든든할 것 같아서 부럽더라. 난 지금까지 뭘 했나 싶기도 하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편 '하이재킹'은 오는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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