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인수로 주가 올랐는데"…'래몽래인' 개미들에 반격

배우 이정재/사진=한경DB

배우 이정재가 이끄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이하 아티스트)가 래몽래인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신주발행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아티스트 측은 18일 "래몽래인 소액주주들이 지난 14일 제기한 신주발행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따라, 17일 래몽래인의 주가가 6%이상 크게 하락했다"며 "최근 수년간 실적 악화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던 래몽래인의 주가는 올해 3월 아티스트 측의 래몽래인 인수에 따라 크게 반등하던 상황이었고, 특히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정재가 최대 주주로 있는 아티스트가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하면서 발생하는 시너지에 시장은 크게 주목했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액주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주에게 환영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주발행을 무효로 하려는 일부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은 상당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래몽래인은 최근 사업연도에 연속으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회사로 경영상, 재무상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연간 6~70억원에 이르는 적자 규모는 간과할 수준이 아니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최적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자가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보통주 유상증자의 방식으로 참여한 것은 명백히 긍정적인 이벤트였다"고 자평했다.

또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이 260억원에 이르는 등 유상증자를 받을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최근 사업적자의 규모가 지속되는 경우 향후 5년도 버티지 못하는 수준의 현금이라는 점, 최근 OTT 등 콘텐츠 제작비가 크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규모 있는 작품을 제작하거나 IP(지적재산권)에 대한 투자를 하기 위한 자금을 고려할 때 260억원이 충분하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소액주주들은 금번 유상증자가 정관상 발행 한도를 초과하여 그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과 의결권이 희석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신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주식은 약 292만주로 이는 정관상 발행 한도인 40%를 단지 1.99% 초과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주주 12인의 주식수 합계가 4만5662주인 것(현재 래몽래인의 발행주식수 합계 982만8153주의 약 0.5%)을 감안했을 때, 과연 2% 남짓한 초과 발행으로 인해 희석된 지분과 의결권을 지키기 위해 유상증자 이후 활발한 거래를 통해 신규 유입된 주주들의 이익과 시장 질서를 해치는 것이 타당한 주장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래몽래인은 '주요 사항 보고서'를 통해 소액주주들이 이정재와 그가 최대 주주로 있는 아티스트, 콘텐츠 제작사 위지윅스튜디오 박인규 대표, 래몽래인 김동래 대표 등을 상대로 신주발행 효력 정지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소장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됐다.

소액주주들은 이정재와 아티스트, 박인규 대표 등이 지난 3월 12일 참여한 9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문제 삼고 있다. 회사 정관에 따라 래몽래인은 3자 배정의 경우 신주는 발행주식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에는 이정재와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각각 50억원과 180억원, 박인구 대표가 50억원 등을 투자해 약 292만주를 확보했다. 새로 발행된 주식은 292만440주로 전체 유통 주식(695만4203주)의 41.99%다. 소액주주 측은 "이정재 등이 확보한 신주는 정관에 위배된다"면서 "이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과 의결권이 희석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정재 등의 증자 참여 목적도 의심했다. 제3자배정은 긴급한 자금 조달이나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주로 이뤄지지만, 래몽래인은 이미 26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의 위기가 없었다"며 "주주들은 사업다각화를 기대했지만, 이정재 등은 오히려 또 다른 M&A를 준비해 목적이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아티스트 측은 "(소액주주들의 주장이) 아티스트가 래몽래인을 껍데기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김동래 대표의 근거 없는 비방에 맞닿아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가처분을 제기한 소액주주들이 과연 회사의 주주들을 대표하여 주주의 권한을 지키고 회사의 올바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일지, 아니면 아티스트로 경영권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김 대표와 연관된 우호 지분인지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는 래몽래인의 최대 주주로서 김동래 대표 경영하에 실적이 악화된 래몽래인의 사업을 개선하여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처분과 관련하여 래몽래인 인수를 위한 신주발행의 효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법정에서 이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