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성폭행' 의사 징역 17년에 항소…피해자 고통 여전
[앵커]
마약을 무분별하게 처방하고 환자까지 성폭행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 의사가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판사로부터 도덕적 해이를 지적받았던 이 의사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요.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진기훈 기자입니다.
[기자]
마약에 취해 서울 압구정역 근처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던 20대 남성 신씨가 인도로 돌진해 길 가던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수사 과정에서 신씨에게 9차례나 마약을 투약한 의사 염모 씨의 범행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의사 신분을 악용한 염씨의 범죄는 마약 투여와 진료기록부 허위 기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 2년여간,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투약해 수면 마취 상태인 여성 환자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까지 했는데 촬영 횟수가 540여회, 확인된 피해자만 16명입니다.
법원은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인 '의사는 환자에게 해를 가하면 안 된다'는 점을 정면으로 어겼다"고 지적하며 징역 17년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재판 과정에서도,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김은정 / 피해자 측 변호사> "영장 청구가 됐거든요. 그때서야 갑자기 본인이 조금 더 죄질이 무겁다라고 생각되는 피해자들한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영장 실질 전에 합의 시도를 딱 한 번 했었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성범죄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은 오롯이 피해자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김은정 / 피해자 측 변호사> "시술이나 이런 부분들 자체를 생각도 안 하시고 일상생활 자체가 굉장히 어려우신 상태예요. 제가 주기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있는데 연락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저도 이제 혹시라도 무슨 일 있나 생각을 할 정도로…"
염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피해자 측은 항소심에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제출하는 한편 1심에서 기각된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검찰에 다시 요청할 방침입니다.
연합뉴스TV 진기훈입니다. (jink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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