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전략 동반자'가 된 북·러…루블 결제에 구조적 안보협력[박지환의 뉴스톡]
■ 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패널 : 김학일 선임기자 박지환의>
[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늘 저녁 북한에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예정입니다.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를 군사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한러 관계나 그 이상의 수준으로 격상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일부에 나가 있는 김학일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푸틴 대통령이 오늘 북한 방문길에 올랐는데 북한에 도착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다는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오늘 러시아 극동 지역의 사하 공화국 야쿠츠크에 들렸다가 평양으로 출발합니다.
여기서 평양까지 3시간이 걸립니다. 오늘 저녁에 평양에 도착한다는 게 러시아가 밝힌 일정이니까 조만간 도착 소식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두 정상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형식의 협정입니까?
[기자]
러시아는 우리 정부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 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중국과는 신세대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협정입니다.
북한의 경우 우리가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포괄적'이라는 말을 하나 더 붙였습니다.
보다 광범위한 범위의 협력을 지향한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전략적 동반자보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일반적으로 더 강한 관계를 뜻한다고 합니다만, 단순비교는 절대 곤란하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입니다.
서방의 정상 국가들 사이에서 흔히 맺는 동반자 협정을 북한은 이번에 러시아와 처음 맺습니다.
러시아가 한국이나 중국과 같은 동반자 반열의 국가로 북한을 외교적으로 대우하고 격상시키는 협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죠. 푸틴 대통령은 루블화 중심의 결제 시스템 가동을 시사 했죠?
[기자]
푸틴 대통령은 오늘 자 북한 노동신문에 글을 기고했는데요.
글의 시작이 두 나라 동반자적 관계의 전망과 의의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러니까 북한과 러시아는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결제체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방적이고도 비합법적인 제한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나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서방의 금융제재에 반대해 달러화 결제가 아니라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가동하겠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루블화 결제 시스템을 양국 거래에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금융제재를 받고 달러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퇴출됐고, 이에 대안으로 독자적 결제망인 S P F S를 강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북한이 가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루블화 중심의 결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2014년 경제공동위원회를 열고 루블화를 양국 교역의 주요 통화로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달러를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한데다 두 나라의 교역량이 미미해서 이후에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북한 무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19이후 1퍼센트에 불과하고 그 이전인 2020년에도 5%가 못됐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기거래 등 양국 교역이 점점 늘면서 러시아가 루블화 결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두 나라 관계가 깊어지고 교역이 늘면 러시아와 우호 국가를 중심으로 루블화 결제가 좀 더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안보 협력은 어떻게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이번 기고문에서 "유라시아에서 평등하고 불가분리적인 안전구조를 건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분리불가'의 안전 구조는 미국에 반대하는 북·러 군사협력의 강화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북한과 러시아는 이번에 과거 냉전시대 조약에 있었던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복원하느냐가 큰 관심사였습니다.
러시아는 이번에 서명할 동반자 협정을 설명하면서 과거 맺었던 각종 조약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자동 군사개입 조항은 아니지만 분리불가의 안전구조를 뒷받침하는 북러 군사협력방안이 다른 형태로 표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밀담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고 하죠?
[기자]
두 정상은 공식 회담과 별도로 산책과 다도를 겸하며 일대일 비공식 대화를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여기서는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크렘린 궁이 밝혔는데요.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고 하면 군사정찰위성과 첨단무기기술 지원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기고문에서 지난해 9월 보스토치니 우주 발사장에서의 회담을 언급했습니다.
푸틴은 그 때에도 인공위성 기술 지원문제를 언급했는데 이번 기고문에서 다시 거론한 것으로 보면 추가적인 지원 대화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종류의 첨단 무기 기술 지원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습니까?
[기자]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다만 "조선 인민은 나라의 국방력과 과학기술, 공업의 위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에서 거대한 성과들을 거두고 있으며 훌륭한 전진을 이룩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북한의 국방력 성과를 치하한 대목인 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러시아가 앞으로 북한에 더는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라는 겁니다.
[앵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오늘 서울에서는 한중외교안보 대화가 열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 외교부 국방부가 참여하는 외교안보 대화가 오늘 외교부에서 열렸습니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중국의 쑨웨이둥 부부장이 양국의 대표단을 이끌었습니다.
오늘 대화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북러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 한국과 중국이 서울에서 만나 균형 대응을 하는 양상입니다.
외교안보 당국은 오늘 대화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거듭 촉구하고 한반도 안정을 위한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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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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