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로 이렇게까지 할수 있다고?”...직접 봐야 더 생생한 꽃의 향연 [퇴근 후 방구석 공방]

이승환 기자(presslee@mk.co.kr) 2024. 6. 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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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방구석 공방- 57화 ‘선지우 레고작가 개인전’]

‘이건 사람들이 꼭 실물을 봤으면 좋겠다.’ 갤러리에 들어가 첫 작품을 보고 떠오른 생각입니다.

화려한 색감, 다양한 패턴, 블럭과 블럭의 조화로움이 이렇게까지 아름다움을 뿜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순간이었습니다.‘

‘르므아청담‘에서 열리고 있는 선지우 작가 개인전
“평면적인 레고 그림은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화와는 다르게 레고의 가장 큰 장점은 입체적으로 만들어 수 있다는데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회화와 레고의 장점을 둘 다 한번 부각해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작년 레고 커뮤니티에서 계속해서 회자되었던 ‘JW Heritage Ville’의 제작자 ‘선지우’작가가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작업해오던 모듈러 시리즈가 아닌 ‘자유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컨셉아트를 선보였습니다.

꽃 빛의 서곡 : 자유의 여정
Overture of Blossom : Journey to Freedom, 2024, JiWOO SEON
“앞으로 펼쳐질 제 삶을 꽃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노란색은 태양의 에너지, 빨간색은 빛과 공간의 결합, 파란색은 나의 내면, 하얀색은 공간과 지나 세월을 나타냅니다. 그 색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지난 저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앞으로 펼쳐질 삶의 양분이 됨을 말하고 싶었어요.”
‘자유의 여정’
“꽃은 비록 약한 존재지만 그 빛은 희망과 나의 의지를 나타낼 좋은 매개체인 것 같아요. 브릭을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나의 복잡한 감정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든 삶은 의미가 있고 소중하다는 생각에서 모든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
The Sketch
The Sketch, 2024, JiWOO SEON
“‘꽃 빛의 서곡 : 자유의 여정’을 완성한 후, 제가 느낀 자유와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의 생각들을 정리 할 필요를 느꼈어요. ‘드로잉 : 여정의 시작’은 첫 작품의 요소들을 정리하고 재해석하는, 단순히 작품을 분리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 아니라 제가 ‘자유의 여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가장 화려하고 찬란한 세상, 생명의 잉태, 흘러내리는 색들의 생동감 등 앞으로 제 작품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결과를 보면서 다음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요소를 하나하나 정리해 한 작품으로 탄생시켜봤습니다.”

The Dress
The Dress, 2024, JiWOO SEON
“부재는 ‘감춰진 꽃 빛의 만개’라는 작품인데요.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작품이에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꽃들이 만개하며 직관적으로 보이죠. ‘감춰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는 사실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건 따로 있어요. 만개한 꽃들이 아니라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뒷짐을 지고 부케를 숨겨놓고 있거든요.”

“사람 마다 숨겨진 매력이 있는데 그 사람을 알기 전에는 모르잖아요. 꽃 빛의 만개가 겉에 보이는 꽃이 아닌 더 큰 아름다움이 뒤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고 작업했어요. 신부의 형상이 흑백으로 희미하게 잘 안 보이지만 이 작품의 포인트가 뒷짐을 지고 부케를 든 여인인 거죠.”

대하의 꿈
A Dream of Prawn, 2024, JiWOO SEON
“나비같죠? 그런데 대하예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새우 등 터진다’라는 속담의 뜻은 큰 힘의 충돌에 연약한 존재가 엉뚱하게 피해를 본다는 거잖아요. 그래도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언제든 힘들 수도 좋을 수도 있다 싶어 이 새우가 등이 터지더라도 그곳에서 큰 날개가 나와 나비처럼 날아갈 수 있다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새우와 나비가 전혀 매치가 안 되는데 이렇게 배치하다 보니 언뜻 나비 같다는 생각에이 떠올라 작업하게 되었죠.”
‘대하의 꿈‘ 작품 설명 중인 선지우 작가
신의 입성
Entry of the God, 2024, JiWOO SEON
“여기 보이는 가면은 스타워즈 ‘클트루퍼’ 레고 정식 제품이에요. 이게 실제 출시되기 전에 레고 덴마크 본사에서 여러 나라 작가들에게 커스텀 작품을 요청했었거든요. 베니스 가면 축제에 영향을 받아 완성을 시켰던 작품이에요.”

“막상 전시하려니 이 작품만 가져오기가 조금 아쉬워서 작품을 또 재해석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어요. 그리스 신전들을 보면 이런 기둥들이 쓰러져 널브러져 있는데 그게 사람들의 무관심인 것 같고 신들 입장에서는 외롭지 않을까 해서 기둥을 세웠죠.”

갤러리에 전시 된 ‘신의 입성‘
“재밌는(?) 에피소드랄까요... 기둥이 거의 다 조립되었을 때 제가 한번 쓰러뜨린 적이 있어요. 처음부터 다시 조립을 했던, 두 번 만든 유일한 작품이고요.”
종이 비행기
Paper Airplane, 2024, JiWOO SEON
“부서진 브릭 캔버스의 파편들이 종이비행기가 되어 창공으로 비상하는 모습을 통해 고정관념,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저의 욕망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브릭 캔버스 안에 있는 여성의 자궁 모양의 소용돌이 심볼과 정자 모양의 하트 심볼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화려하고 찬란한 순간의 꽃들이 기존 작품과는 다르게 종이비행기를 따라 역동적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어요.”
에피소드9
Episode 9, 2024, JiWOO SEON
“이 전시를 시작하면서 총 9가지 작품을 기획 했었는데 이 작품이 마지막 이야기지만 처음에 만들기 시작했던 작품이에요. ‘꽃 빛의 서곡’보다 먼저 만들기 시작했는데 아직 미완된 작품이에요. 여자가 남자를 안고 있는 모습인데 남자 입장에서는 여자를 안아주는 모습이거든요.”

그래서 팔이 이렇게 겹쳐 있어요. 꽃의 색도 어둡죠. 의도한 건 아닌데 제가 이 작업을 시작했을 때 이런 심정, 위로가 필요했던 심정이었던 것 같아요. 서로 가장 힘든 순간 안아주고 보듬어줄 때 꽃으로 표현한다면 짙은 멍이 든 듯 이런 색이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머리 모양만 다르고 얼굴도 몸도 똑같은데 그것도 내가 내면의 나를 안아주는 그런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JW 헤리티지빌
JW Heritage Ville, 2024, JiWOO SEON
‘퇴근 후 방구석 공방 33화’에 자세히 소개 되었던 ‘JW 헤리티지빌’은 1년여의 시간을 몰두한 작가의 정성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대작으로 도서관을 시작으로 오페라하우스, 법원, 시계탑, 명품관, 대학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직도 그 세계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워낙 큰 작품들이라 이렇게 일렬로 늘어놓고 전시되어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듯합니다. 이 밖에도 ‘크리스마스 홈파티’와 ‘스타워즈 빌런’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JW Heritage Ville, 2024, JiWOO SEON
“도서관이라는 작품이 시작이었는데 저한텐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혼자서 긴 시간동안 작업을 하다 이 작품이 알려지면서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가장 애착이 가죠. ”

레고 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여정은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레고 아이디어스 사이트에 올린 작품이 1만명의 지지를 받게 되면 제품 발매 심사를 받을 자격이 주어지는데 작년 지우 작가의 도서관, 오페라 작품과 북포레스트파크 작품까지 심사까지 올라가 준우승까지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이 일이 너무 좋다는 ‘JIWOO 작가’’를 응원합니다.

선지우 개인전 - 자유의 여정

2024.06.14 ~ 2024.07.07 (am. 11:00 ~ pm. 17:00)

르무아 청담 갤러리 (서울 강남구 청담동 7-20, 삼성로 763)

작가와의 만남 - 매주 수, 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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