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그룹·LG 전기차 부품동맹

LG마그나, 기아 EV9에
모터 주요부품 첫 공급
국내기업 전장 동맹 강화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사 전기차에 LG의 모터 부품을 탑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구동 부품을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아니라 다른 국내 대기업에서 공급받은 첫 사례다. 전기차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9에 LG마그나의 모터 부품을 장착했다. '전기차의 심장'인 모터는 구리선을 감아 만든 전자석(고정자)과 영구자석 역할을 하는 회전자 등으로 구성되는데 LG마그나는 EV9에 고정자를 공급한다. 또 기아에 이어 현대차도 아이오닉 등 전기차 일부 모델에 LG마그나 모터 부품을 장착할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LG전자가 개발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하반기 신차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와 LG의 '전기차 밀월'은 두 그룹 간 오랜 협력 관계를 밑바탕에 둔 것이다. 배터리,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에 이어 구동 부품으로 현대차그룹과 LG그룹 간 전장 동맹이 더욱 강화되는 모양새다.

자동차 부품 업계 고위 임원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실력 있는 부품사들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면서 "전장 사업을 강화하려는 LG도 이런 흐름에 올라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세계에서 한 해 700만대 이상의 신차를 판매하며 글로벌 톱3에 올라선 현대차그룹은 더 많은 양의 부품을 한꺼번에 살 수 있는 '큰손'으로 부상했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내부 부품 계열사들의 역량을 키우는 한편 국내외에 걸쳐 한층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부품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LG마그나 고위 관계자는 "개별 고객사에 대한 부품 공급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소라 기자 / 문광민 기자 / 오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