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고소' 박세리 눈물의 기자회견 연 이유? "유망주 지키기 위해" [MD이슈]
"더 이상 부친 채무 책임지지 않을 것"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누군가가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꿈이다."
'골프 전설' 박세리의 기자회견은 늘 웃음으로 가득했다. 그가 걸어온 길이 영광의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박세리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유는 누군가의 꿈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박세리희망재단은 18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삼성 코엑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박세리가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운데, 재단 측 법률대리인이 동석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최근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단 측은 "(박세리의 부친) 박씨는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며 "설립 업체가 관련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했는데, 나중에 저희가 위조된 도장인 것을 알고 고소했다"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현재도 홈페이지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안내문을 내건 상황이다.
아버지를 고소한 이유를 묻는 무거운 질문에 박세리는 "(이번 사건이) 부녀관계와 무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꽤 오랜 시간 상황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가족 사이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어느 가족이나 그렇지만. 나는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 해왔다고 생각하고, 현재도 그렇다.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커졌다. 문제가 한 두 가지는 아니었던 것 같고, 나는 해외에서 오랜 시간 선수로 활동을 해왔고. 2016년부터는 은퇴를 하고 한국 생활을 오래 하게 됐는데, 그 때부터 여러 문제점을 알게 됐다. 내가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을 하려고 했는데, 새로운 채무 관계가 계속 수면 위로 올라오더라. 그러면서 점점 문제가 커졌고, 현재까지 오게 됐다"고 답했다.
박세리가 굳이 기자회견까지 연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박세리는 '유망주'를 언급했다. 박세리는 "갑작스러운 이런 일로 인해서 제가 설계하고 이루고자 하는 꿈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이게 저의 꿈만은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 저의 꿈만이 아니라 미래의 꿈나무를 위해서 하고자 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그걸 확실히 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며 "주니어들이 조금 더 나은 꿈을 빨리 꿀 수 있도록 후원해주는게 박세리희망재단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다. 현재 재단에서는 LPGA 꿈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대회, 아시아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기사에 나온 건 현재 재단 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혹시라도 유망주들의 꿈이 꺾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 자리에 나선 거다"고 설명했다.
담담하게 기자회견을 이어가던 박세리는 "이렇게 될 때까지 아버지를 막을 순 없었냐?"란 물음에 결국 눈물을 쏟았다. 박세리는 "난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 화도 너무 나고. 정말 가족은 나에게 가장 컸다. 계속 막으려 했고, 반대를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도 아버지의 의견에 동의한 적이 없다. 나의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길을 갔고, 아버지는 아버지의 길을 갔다. 그게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정말 많은 기자회견을 해왔다. 항상 좋은 일로만. 결국 벌어진 일이고. 나는 내가 앞으로 갈 길을 확고하게 정해놓은 사람이라서. 더 이상. 정해진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고, 나누는 것이 내가 가야할 꿈과 일에 있어서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와 관계 회복은 어려울 것 같냐?"란 질문에, 박세리는 "아직은 모르겠다. 관계 회복이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확답도 드리긴 어렵다"며 말끝을 흐렸다. 박세리의 무거운 심경이 담긴 여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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