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판결문 수정한 법원 "재산분할엔 영향 없어"

SK측 주장 반박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설명자료 배포

이혼 소송 판결의 오류를 지적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의 기자회견 직후 판결 이유를 일부 고친 항소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판결경정 결정에 관한 설명자료를 내고 판결문 수정은 재산분할 비율 등 재판의 결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18일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17일자 판결경정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은 최 회장 명의의 재산 형성에 함께 기여한 최종현 선대 회장·최 회장으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활동에 관해 '중간 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해 발생한 계산 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이라며 "최종 재산분할 기준 시점인 올해 4월 16일 SK 주식의 가격인 16만원이나 구체적인 재산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재판부는 '2009년 11월 SK C&C 상장 당시 주식 가치가 1998년 5월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가치 100원에 비해 356배 상승했다'는 내용을 '1000원에 비해 35.6배 상승했다'고 수정했다. 지주회사 SK의 모태가 된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에 대한 최 선대 회장의 기여분을 12.5배에서 125배, 최 회장 기여분을 355배에서 35.6배로 경정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은 단순히 숫자만 고쳐서 될 문제가 아니라 재산 형성 기여도가 달라진 만큼 재산분할 비율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SK C&C 주식이 상장한 2009년 11월 가치인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일 뿐"이라며 "항소심 변론 종결 시점인 2024년 4월 16일의 가격(16만원)이 아니므로 3만5650원은 최종적인 비교 대상 내지 기준 가격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일 선대 회장의 경영활동에 따른 주식 가치 상승과 현 회장의 경영활동에 따른 주식 가치 상승을 비교한다면 125배와 160배(1000원에서 16만원으로 상승)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지 125배와 35.6배를 비교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2심은 대한텔레콤(현 SK(주))의 가치 상승에 대해 최 선대 회장의 기여 기간인 1994년 11월부터 1998년 5월까지를 125배 상승, 이후 최 회장 기여 기간인 2009년 주식 상장까지 35.6배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는데, 18일 설명자료에서는 2024년 4월까지로 늘리며 최 회장 기여도를 160배로 늘렸으니 판결문을 추가로 경정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또한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관계는 2019년 파탄 났다고 했는데, 2024년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강민우 기자 /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