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의 눈물 …"부친 빚 감당 못해, 고소 직접 제안"

기자회견 열고 입장 밝혀
"부친 채무 대신 해결해주면
또 다른 채무 문제 반복돼"
대전집 강제경매설은 일축
"빚 다 갚고 내 명의로 인수"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18일 부친 박준철 씨의 사문서 위조 혐의에 대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범위까지 문제가 커졌다. 앞으로 아버지와 관련된 채무를 더 이상 변제하지 않겠다."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 박준철 씨에 대한 박세리희망재단의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고소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가족 얘기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냉정함을 되찾고 자신이 결심한 생각을 하나하나 풀어냈다.

"사실과 다르게 과대 해석되거나 억측성 기사들이 일부 게재되고 있다. 오늘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겠다"고 말한 박 이사장은 "이번 고소와 관련해 부녀 사이의 갈등이 전혀 무관할 수는 없다. 채무를 갚는 일은 꽤 오랫동안 이어진 일이다. 하지만 문제가 한두 가지도 아니었고 점점 해결해야 하는 범위가 커졌다"고 전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 이사장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고, 경찰은 최근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박준철 씨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박세리희망재단의 인감을 위조했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결국 박준철 씨를 고소한 상황이다.

201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은퇴하고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하며 많은 문제를 직접 알게 됐다고 털어놓은 박 이사장은 "가족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해결하려 했다. 그런데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채무가 나오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한 뒤 "이제 더 이상 이렇게 진행되다간 내가 가야 할 길이 너무 힘들어질 것 같다. 내 한계를 넘어갔다. 이제 더 이상 아버지의 채무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사실 나는 내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다. 가족을 보호하려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내 착각이 지금의 화를 부른 것 같다"며 "인생의 가장 큰 교훈을 얻었다. 신중하게 크게 넓게 보고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이 사건 이후로는 아버지와 연락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박 이사장은 "가족이 저에게는 가장 컸다. (아버지를) 계속 막고 반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 유감"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저는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너무 화도 난다. 재단 차원에서 고소장을 냈지만 제가 이사장이고, 제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고소를 결정하게 된 이사회 분위기를 묻는 말에 "제가 먼저 사건의 심각성을 말씀드렸고, 고소하는 것이 맞는다는 의견을 내놨다"며 "그것이 재단 이사장으로서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박 이사장이 이날 자기 생각을 확실하게 밝힌 이유는 재단의 미래와 자신의 꿈 때문이다. 그는 "재단의 목표는 많은 주니어에게 더 나은 미래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꿈을 주려는 것이다"고 말한 뒤 "재단 존폐 같은 이상한 뉴스도 나오고 있다. 오늘 확실하게 맺음을 하고 싶다. 내 꿈만이 아니라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실하게 정리해야 내가 앞으로 더욱 단단하게 내 길을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전 집 경매'에 대한 부분도 확실하게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지금은 경매로 나와 있지 않다"며 "법적으로 올바르게 채무를 갚고 제 명의로 집을 다 인수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모든 게 경매로 넘어갔다고 보도했지만 오해가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문제에 대해서는 절차를 밟아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