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좌절될라… `삼쩜삼` 파동에 핀테크社 비상

김경렬 2024. 6. 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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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조장·불성실신고 행태 발견"
세무사회, 삼쩜삼 등 국세청 고발
세이브잇 등 모든 세무플랫폼 포함
일각선 또다른 스타트업 위축 우려
[연합뉴스]

한국세무사회와 세무 플랫폼 삼쩜삼 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세무사회는 18일 삼쩜삼·세이브잇 등을 국세청에 고발했다. 이들 스타트업의 약진에 강력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세무 플랫폼은 금융에 디지털 기술을 입히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금융 핀테크 분야다. 하지만 세무사회의 강경 대응에 혁신이 좌절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삼쩜삼과 세무사회 갈등 격화= 세무사회는 이날 서울 서초 세무사회관에 기자회견을 갖고, 삼쩜삼·세이브잇 등을 국세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탈세조장과 불성실신고 행태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세무사회는 이들 세무플랫폼이 캐디·대리운전기사 등 인적용역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까지 연말정산 경정청구를 통해 세금을 부당하게 환급받게 했다고 주장했다. 캐디·헬스강사 등 인적용역의 수입을 누락해 세금을 신고하고 환급 수수료를 받았다고도 했다.

세무사회는 국민 제보가 계속됨에 따라 납세자의 피해구제는 물론, 관련자료를 확보해 정부기관, 사법당국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세무플랫폼 피해 국민제보 게시판'도 새로 개설한다.

이에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코스닥 상장 심사 과정에서 한국세무사회의 상장 방해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어 "지난 10일 가장 큰 조직력을 가진 서울지방세무사회 총회 자리에서 회의 고위 임원의 발언을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났다"면서 "상장 심사 방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법무법인을 선임했다. 가까운 시일 내 관계 기관에 조사와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쩜삼은 지난 2015년 세무 스타트업으로 출발, 작년에 종합소득 신고 서비스로 대히트를 쳤다. 작년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인 5월에는 100만명이 넘는 고객이 삼쩜삼 플랫폼을 이용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2배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삼쩜삼이 추진한 기업공개(IPO)는 좌절됐다. '받지 못한 세금을 환급받으라'는 과장 광고 논란이 일면서 세무협회와 갈등이 격화됐다.

세무사회의 고발은 이뿐만이 아니다. 삼쩜삼을 비롯해 세이브잇(토스), SSEM, 비즈넵(핀다) 등 세무플랫폼이 모두 대상에 올랐다. 다만 환급이 주업무가 아닌 SSEM과 같은 일부 회사에 대해선 무리한 압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무사회는 "세무 플랫폼이 이용자의 소득 신고 과정에서 수입을 누락하거나 인적공제를 부당하게 적용해 탈세를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혁신 플랫폼들의 좌절 우려= 이처럼 세무사회의 거센 압박은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신규 플레이어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세무서비스 세이브잇을 인수한 빅테크 업체 토스도 난처한 상황이다.

토스는 지난 4월 세이브잇을 인수해 토스플랫폼에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 관련 업무를 추가했다. 하지만 종합소득세 신고 마감을 앞둔 지난달 말 캐디 용역에 대한 소득누락 사례가 공개되면서 단숨에 소비자 신뢰도 압박을 받았다. 제보를 받은 세무사회는 곧장 국세청에 고발했다. 토스는 긴급히 수습에 나섰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세무사회가 삼쩜삼의 매출이 오르면서 압박을 강화했을 수 있다. 그간 스타트업으로 세무사회의 압박에 대응하지 않다고 이번에 맞고소로 정면 돌파하면서 테세을 전환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토스나 핀다 등 몇몇 업체들은 규모가 작아 맞불을 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세금과 재무관련 서비스 플랫폼으로 떠오르는 또 다른 스타트업들의 상황도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이씨, 볼타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씨는 인공지능(AI) 재무관리 서비스다. 더존비즈온, 경리나라 등 앞선 주자들이 재무데이터에 집중한다면 아이씨는 분석 기능을 강화하는 등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볼타는 간편 전자세금계산서 발행·관리 서비스다. 최근 기업의 비용 지출 관리를 쉽게 도와주는 매입세금계산서 관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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