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느는 거래 … 상승 힘받는 서울 아파트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한창호 기자(han.changho@mk.co.kr) 2024. 6. 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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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3개월째 4천건 돌파
주택 매수심리 2개월째 상승
쌓이던 매물도 줄어들기 시작
전셋값 뛰는데 공급은 줄어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되며
"공급 없으면 상승세 지속"
서울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아파트 전경.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12주 연속 상승 중이다. 매경DB

"최근 거래가 많아졌어요. 분위기를 보고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들이 많은데, 가격 괜찮은 물건은 거래가 잘돼서 가격이 올라가고 있어요."

18일 서울 용산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담이 많아졌다. 확실히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개월 연속 4000건을 돌파하며 집값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본격 상승 흐름에 진입한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주택 매수 심리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도 '수요'가 증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게다가 주택 공급은 급감해 '수급 불균형'에 의한 상승 압력에 힘이 실린다. 이미 서울 전세 시장은 56주 연속 상승 중이라 이런 상승세가 지속되면 실수요자들 매수 심리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4404건을 기록했다. 5월 계약분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중간 집계만으로도 전달(4368건) 거래량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2000건도 안 되던 거래량(1839건)은 1월부터 2000건대로 올랐고 3월 4224건, 4월 4368건을 기록했다. 5월은 거래량이 5000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3개월 연속 거래량이 4000건을 넘은 흐름은 시장이 살아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취득세 12%를 부담할 법인이나 다주택자가 없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로만 4000건이 넘는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울은 상승 거래와 하락 거래가 비슷했지만 최근 상승 거래 비중이 늘기 시작했다. 호갱노노에 따르면 18일 기준 최근 15일간 서울 상승 거래는 1070건(55%), 하락 거래는 871건으로 상승 거래가 더 많다. 매수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 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3.5포인트 오른 121.5로 2개월째 상승 국면이다. 이 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수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쌓이던 서울 매매 물건도 최근 줄기 시작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2주 전 8만4062건에서 8만2275건으로 2.2% 줄었다. 지난해 초 5만개였던 매물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로 매물이 출회되는데 거래는 침체되면서 올해 8만4000건대로 역대 최다까지 쌓였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서 매수심리가 더욱 자극될 것으로 본다. 불과 2년 전 6~7%까지 치솟았던 금리는 2021년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생애최초 대출이나 신생아 특례대출 등 시중은행보다 대출 조건이 좋은 정부 정책대출도 많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준비된 1주택자들이 갈아타기를 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망설이던 사람들이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 정책이 실수요자에 대해 대출을 풀어주고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적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서울에만 국한된 이야기다. 이달 둘째주(10일 기준)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12주째 상승했다. 다만 지방은 아직도 침체 국면이다. 올해 서울이 0.19% 오르는 동안 지방은 0.92% 빠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대부분은 아직 (전고점의) 80% 수준이고, 지방은 차갑다. 하락이 멈추고 회복하는 장세"라며 "조급함에 매수하는 '패닉 바잉'이나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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