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예산 삭감 타격 지방대가 더 커…기초과학 생태계 무너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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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학 교수들이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여파의 심각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란 경북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소주제 발표에서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 환경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크게 달라졌다"며 "연구비 없이 대학원생을 교육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예산 삭감과 맞물려 '연구 수행을 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적어내라는 요청을 받는 과정에서 연구 의욕이 크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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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학 교수들이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여파의 심각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연구환경이 열악해진 것은 물론 우주 인재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체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기초과학 생태계가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기초과학 교육의 위기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 기초과학학회협의체(기과협) 교육포럼에서 대학 교수들은 이같은 목소리를 냈다. 기과협은 대한화학회, 한국물리학회, 대한수학회 등 국내 기초과학 분야 학회들간의 협의체로 기초과학 분야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김수란 경북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소주제 발표에서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 환경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크게 달라졌다"며 "연구비 없이 대학원생을 교육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기존에 선정됐던 과제 예산이 지난해 5600만원에 비해 올해 4500만원으로 20% 삭감됐고 주변에 70~80% 예산이 줄어든 사례도 있다"면서 "대학원생 1년 인건비에 육박하는 예산이 줄어들어 대학원생들을 교육시키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특히 김 교수는 지방 소재 대학 교수로서 지방대 연구원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문균형발전지원' 연구과제 755개가 통째로 사라진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문균형발전지원은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기초연구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는 "기초과학은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다양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본연구과제 예산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양질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연구비가 한 번 끊기면 다시 연구 기반을 닦기 어렵다"고 밝혔다. 연구 리듬이 끊기고 연구 의욕 또한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어 "예산 삭감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또 "예산 삭감과 맞물려 '연구 수행을 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적어내라는 요청을 받는 과정에서 연구 의욕이 크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는 과학자의 처우가 의사, 대기업 사원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에 우수 인재가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날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 통계에 따르면 삼성 신입사원 초봉이 4900만원, 정부출연기관 신입연구원 초봉이 4313만원"이라면서 "연구원은 5, 6년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노력했는데 학사 출신 연구원보다 처우가 열악하다면 이공계 학계를 떠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현장에서 이미 우수 인재의 의대 선호 현상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최고의 인재가 연구원, 교수가 되지 않는 분위기가 계속되면 우리나라가 미래를 선도해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과학자를 꿈꾸는 인재들에게 높은 연봉을 무조건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시간이 많지 않으니 20, 30대 인재들이 한국 과학기술계를 떠나지 않도록 방안을 빨리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책 연구소 연구원 처우 제고, 연구원 기술이전 및 창업 독려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이채린 기자,갈민지 기자 rini113@donga.com,willgo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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