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이재용 회장과 조만간 만날 것”

한경협 회비 납부 여부엔 “구성원 이해 얻어야 한다”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만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이 워낙 바쁜 일정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준감위원들 전체와의 간담회도 계획 중"이라며 "이 회장과는 (언론 등) 여러 궁금한 현안들에 대해 심도 있게, 솔직하고 효율적인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준감위 2기 정례회의에서 위원장 및 위원들과 만나 1시간가량 면담한 바 있다. 지난 2월 출범한 3기 준감위와는 아직 만남이 없는 상태다. 준감위와의 만남이 1년8개월 만에 성사된다면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문제,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면한 현안과 관련해 의견 교환도 예상된다. 우선적으로 논의할 사안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 여부다. 전날 류진 한경협 회장은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의 회비 미납에 대해 "알아서 낼 거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경협은 올 초 회비 납부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아직 4대 그룹은 실질적 단체 활동을 뜻하는 회비 납부를 하지 않은 상태다.

이 위원장은 회비 납부에 대해 "아직 정식 안건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성원은 어떤 특별한 사업 목적이 없더라도 기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 단체는 구성원의 출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후 감시시스템 같은 것이 더 정확하게 설득되고 구성원의 이해를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논의하기 전 필요한 부분에 대해 좀 더 자료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 4월에도 "회비를 내느냐 안 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용되는지, 사용된 후 어떻게 감사를 받을 것이냐가 더 중요한 문제여서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회비 납부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지난해 8월 발표한 한경협 가입 권고안에 따라 회비 납부 전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 노사가 이날부터 노동쟁의 사후 조정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선 "아직까지 삼성전자 노사 관련 준법 이슈가 발생한 건 없다"며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13일 임금교섭 파행 2주 만에 대화를 재개하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사후조정을 신청했다. 사후 조정은 중노위가 노사 합의를 보지 못해 조정 종료 결정을 내린 후, 양측의 동의로 얻어 다시 재조정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 위원장은 "(삼성이) 이제 노사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도 좀 많이 변화됐고 우리 사회 전체적인 문화도 조금 더 소통을 강조하는 분위기"라며 "삼성이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해 노사가 상호 인식을 교환하면서 좋은 성과를 결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