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김우민 앞세운 수영 황금 세대, 12년 만에 금빛 물살 가를까
계영 800m,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사냥
아티스틱은 톱 10, 다이빙도 메달 노려
“금이 될지, 은이 될지, 동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반드시 포디움은 올라간다.”
이정훈 수영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구체적인 목표를 묻는 말에 난감해하면서도 포디움 진출 여부를 놓고선 “충분하다”며 확신에 찬 전망을 내놓았다. 기록경기여서 메달 색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대표팀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역사상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고 있다.
한국 수영을 이끄는 ‘황금 세대’들이 18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 하우스 대강당에 모여 파리올림픽 출전 각오를 다졌다. 경영(황선우, 김우민 등 6명), 다이빙(우하람, 김수지), 아티스틱스위밍(이리영·허윤서) 국가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종목별 세부 목표와 경기에 출전하는 포부를 밝혔다.
대표팀은 황선우의 자유형 200m와 김우민의 자유형 400m에서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두 선수는 파리올림픽의 전초전이라 불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3차 대회에서 의미 있는 기록으로 정상에 서 올림픽 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인 상황이다.
황선우는 첫 올림픽인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서의 아쉬움을 파리에서 털어내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도쿄에서는 경험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파리에서는 그간 쌓은 많은 경험과 노련미를 잘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금껏 수많은 대회 200m 종목에서 포디움에 올라서는 경험을 쌓았다. 12년 만에 한국 선수가 포디움에 오르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1분43초대의 벽을 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세계 주요 선수들이 1분 44초대 안에서 촘촘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뛰어넘는 기록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각오다. 특히 그간 여러 대회를 통해 쌓은 레이스 운영 경험을 이용해 금빛 역영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종목인 200m와 자유형 100m 그리고 계영 800m에 출전한다.
중장거리 간판인 김우민도 포디움 진입을 자신했다. 개인 신기록을 목표로 내세운 그는 “모든 선수를 경계해야 하므로 저 스스로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만을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개인 신기록을 달성해온 김우민은 지난 2일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3차 대회 자유형 400m에서도 3분42초42를 기록해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 기록(3분42초71)을 0.29초 앞당겼다. 김우민은 주종목인 400m 외에 자유형 200·800·1500m 그리고 계영 800m에 출전한다. 여러 종목에 출전하는 만큼 체력 안배가 대회 주요 변수로 남아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800m 계영 종목에서는 김영현, 양재훈, 이유연, 이호준이 황선우, 김우민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대한수영연맹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외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고심하다 결국 나머지 3명을 모두 파리에 데려가기로 했다. 남자 계영 종목에서 6명을 파견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데, 연맹은 여러 종목에 출전하는 황선우와 김우민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고자 4명을 데리고 결선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계영 출전 선수들은 막판까지 현장에서 경쟁해 출전 기회를 받게 된다. 이호준은 “아직 예선이나 결선에 누가 뛸지 정해진 게 없지만, 6명 모두 계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 한다. 최선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연은 “갑작스럽게 이런 기회가 찾아와 영광이다. 더 열심히 헤엄쳐서 좋은 성과를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다이빙에서는 베테랑들이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도쿄 대회 3m 스프링보드 4위에 올랐던 우하람은 “작년과 올해 초까지 부상이 있어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이제는 마음의 여유도 되찾았고 좋았던 시절의 감각도 살아나고 있다”며 “다이빙팀도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수지 또한 “지금껏 연습했던 것을 토대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 모두 주종목인 3m 스프링보드에 출전해 한국 다이빙 역사를 새로 쓸 막판 담금질에 돌입했다.
12년 만에 올림픽 듀엣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틱스위밍 이리영과 허윤서는 사상 첫 톱 10 진입을 노린다. 3년째 호흡을 맞춰온 둘 다 올림픽 출전이 처음이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다짐하고 있다. 허윤서는 “어린 시절 선수생활을 하면서 꿈꿔온 무대라 너무 설레고 12년 만에 이 종목이 올림픽에 가게 됐는데,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표팀은 7월16일 파리로 미리 출국해 실전 감각을 익힐 예정이다. 김우민이 현지시각 기준 27일 오전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해 대표팀 중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른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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