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4년 만에 방북···역대 북러 정상회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부터 이틀간 북한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2000년 북·러 정상회담 이후 24년 만에 방북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후로는 처음이다. 김일성·김정일 시기를 포함해도 러시아 정상이 공개 방북한 것은 두 차례가 전부라는 점에서 이번 정상 외교가 차지하는 의미는 적지 않다.
북한은 정권 초기부터 당시 ‘사회주의 맏형’이었던 구 소련(러시아) 과 꾸준히 정상 외교를 이어왔다. 양국 간 첫 정상회담 기록은 1949년 2월부터 3월까지 두 달 가까운 기간 동안 이뤄진 김일성 주석과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회담이다. 김일성 주석은 집권 시기에 공식적으로는 9차례, 비공식적으로는 4차례 회담을 했다. 김일성 시기에 양국은 정상회담의 결과로 ‘조·소(북·소) 공동 코뮈니케’(1956년)와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1961년)을 각각 조인했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 생전에 소련 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한 일은 없었다.
김일성 주석은 스탈린에 이어 게오르기 말렌코프 총리(1953년 9월), 니콜라이 불가린 총리(1956년 6월), 니키타 흐루쇼프 서기장(1957년 11월, 1959년 1월, 1961년 6~7월, 1961년 10월), 콘스탄틴 체르넨코 서기장(1984년 5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1986년 10월) 등 소련 지도자와 두루 만났다.
북·러 간 공식 정상회담은 1986년 이후 14년간 멈췄다.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외교로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가까워진 데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원인으로 꼽힌다.
북한에서 열린 첫 북·러 정상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성사시켰다. 푸틴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직후인 2000년 7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다. 이후 김정일 정권 당시 세 차례 더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졌으나 모두 러시아에서 개최됐다. 김정일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001년 7월 모스크바에서 만났고 이듬해 8월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재회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11년 8월엔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회담했지만, 일인자인 푸틴 대통령과는 만나지 못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후 7년 만에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만난 두 정상은 양국 간 협력 강화에 합의하고 대미 비판 메시지를 발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한·미·일 연대 강화로 북·러 간의 밀착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했고 약 9개월 만에 성사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발표된 북한 노동신문 기고 글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연대를 이어가는 친선과 협조의 전통’에서 대를 이은 북·러 인연을 강조했다. 일제강점기인 1945년 소련군이 북한에 진주한 일부터 1949년 김일성 주석의 모스크바 첫 방문, 2023년 러시아에서 열린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까지 북·러 70년 역사를 되짚고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지지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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