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오 사설] 우리 언론은 어떤 개인가

미디어오늘 2024. 6. 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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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친 발언이 경솔했다고 말하는 것보다 어렵고 중요한 일은 우리 언론이 뉴스이용자에게 '어떤 개'로 비칠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다.

언론계가 아무리 제1야당 대표를 비판해도 적지 않은 뉴스이용자들이 애완견이란 표현에 공감한다면 그건 정치인이 언론 혐오를 부추긴다는 우려와 별개로 언론 스스로가 반성해야 할 지점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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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1456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2016년 4월 27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의 한 장면.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친 발언이 경솔했다고 말하는 것보다 어렵고 중요한 일은 우리 언론이 뉴스이용자에게 '어떤 개'로 비칠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다. 언론계가 아무리 제1야당 대표를 비판해도 적지 않은 뉴스이용자들이 애완견이란 표현에 공감한다면 그건 정치인이 언론 혐오를 부추긴다는 우려와 별개로 언론 스스로가 반성해야 할 지점이 있다는 뜻이다.

학계에서 언론은 오랜 기간 개로 비유되곤 했다. 이상적 언론은 흔히 감시견으로 불린다. 애완견은 반대다. 안락함을 위해 권력에 기생하는 언론이다.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검찰의 애완견”은 구체적으로 법조기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우리 언론은 전지적 검찰시점으로 기소 전 수사단계를 집중적으로 중계하거나, 검찰의 먼지털기식 표적 수사를 경마식으로 보도하며 검찰의 수사 동력을 위한 도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발 보도가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검찰이 알리고 싶은 사실'을 뛰어넘는 기사를 얼마나 쓰고 있을까다. 검찰이 사실상 유일한 취재원으로 등장했다 오보로 이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폐쇄적으로 정보를 독점하고 타사 기자의 취재까지 방해하는 법조기자단의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다. 정치인들이 언론 불신을 활용할 수 있는 이유는 언론 스스로가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다.

언론학자가 말하는 애완견과 차기 대권후보인 거대 야당 대표가 말하는 애완견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언론계가 이 대표를 향해 “막말”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다. 특히 '애완견에 대한 지독한 모독'이라고 조롱한 양문석 민주당 의원의 경우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의심된다. 하지만 언론을 압박하는 정치인을 비판하는 언론이 동시에 붙잡고 있어야 할 질문이 있다. 우리는 어떤 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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