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푸틴·김정은의 밀월…러는 금지선 지키고 北은 오판말라

연합뉴스 2024. 6. 18.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18일 저녁 1박 2일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 협력이 과연 어느 수준으로 강화될지가 주목된다.

국제사회의 금융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 금융시스템과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무역·결제 시스템을 갖추는 방안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출처 EPA]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출처 평양 조선중앙통신]

(서울=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18일 저녁 1박 2일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찾은 것은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극동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이지만 북러관계의 새틀짜기라는 전략적 의미가 작지 않다. 국제적 고립 속에서 동병상련의 처지인 북러가 강력한 협력을 과시하고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맺는 형식으로 관계를 격상할 가능성이 있다. 양측의 '위험한 밀착'은 한반도와 동북아 역내는 물론 국제안보 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요인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 협력이 과연 어느 수준으로 강화될지가 주목된다. 1961년 맺은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된 양측 우호조약은 소련 해체 이후 1996년 공식 폐기됐다. 이후 2000년 푸틴 방북을 계기로 양측 간에는 친선 조약이 다시 체결됐으나 그 이전의 수준까진 되지 않았다. 이번에 다시 준동맹 수준으로 조약을 갱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러가 우주개발과 관련한 별도 협정을 체결하거나 최첨단 미사일 등 무기 협력을 더욱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푸틴은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상호 결제체계 발전'을 언급했다. 국제사회의 금융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 금융시스템과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무역·결제 시스템을 갖추는 방안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푸틴의 방북이 북한의 핵야욕을 더욱 부추기고 오판을 자극할 수 있는 점이다. 지난 9일에 이어 18일 오전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선 작업 중이던 북한군 20∼30명이 군사분계선(MDL)을 20m가량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에 북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 군은 9일 만에 다시 발생한 이번 일을 일단 단순 침범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모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북한이 러시아가 자신의 뒷배라는 점을 과시하며 남측을 향해 거침없는 도발이나 위협을 시도하는 그릇된 판단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규범의 틀 내에서 북러 협력의 수위를 조절하는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 특히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금지한 레드라인을 넘는 북한과의 위험한 거래 시도는 단념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외교적 지렛대를 십분 활용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북한 역시 러시아에 기대어 군사력 증강을 꾀할수록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북러 밀착 속에서 북중 사이의 틈을 적극적으로 파고들 필요가 있다. 때마침 이날 서울에선 한국과 중국 간에 '2+2' 외교안보대화가 열렸다. 한중 양국관계 개선을 넘어 북러 밀착을 적극 견제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신냉전의 스크럼을 깨기 위한 한국의 전략적인 외교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