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결국 눈물 쏟은 딸…박세리 "가족이기에 책임지려 했지만 선 넘었다"(종합)

최보란 2024. 6. 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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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이대로는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갈 수 없을 것 같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박세리 전 국가대표 골프팀 감독이 부친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알려진 부동산 강제 경매와 관련해서도 직접 해명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오늘(18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 갤럭시홀에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재단 이사장인 박 전 감독과 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단상에 오른 박 전 감독은 '부친 고소와 관련해 의견을 냈느냐'라는 물음에 "희망재단의 이사장이 저이기에, 저 또한 이사진들과 함께 (고소를) 의결했다. 공과 사를 잘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고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밝혔다.

아버지와 현재 소통을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소통을 하지는 않았다. 이 사건이 있고 나서는 관련해서 전혀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번 사건과 부녀 갈등의 관계성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무관할 수는 없다. 꽤 오랫동안 이런 상황이 있었다. 자식과 부모 사이에 여러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어느 가족이나 마찬가지고, 저 또한 가족의 일에 있어서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일들의 범위가 더 커졌다"라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2016년 은퇴 후 본격적으로 한국 생활을 많이 하면서 이런저런 상황이 수면 위로 올라와서 문제점을 인식했다.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는데, 아버지의 채무 관계를 하나 해결하면 또 다른 채무가 나왔다. 그러면서 문제가 점점 커졌고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됐다"라고 말을 이었다.

박 전 감독은 "상황이 오해를 낳아서 피해를 입은 분들이 있지만, 더는 피해를 입지 않길 바라서 이 자리에 섰다. 가족 관계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갖고 있는 채무를 제가 변제해 드렸지만 제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 더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가족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이상은 제가 가고자 하는 일이 힘들어질 거 같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더 이상 어떤 채무가 들어와도 제가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씀드리려고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OSEN 제공]
특히 그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유에 대해 "이런 상황이 난감하다.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기도 하고 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었는데,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나의 꿈 뿐만 아니라 미래 골프 꿈나무들을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혹시나 인재들의 꿈이 (나로 인해) 꺾이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재단은 지난해 9월 박 전 감독의 부친 박 모 씨를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박 씨는 국제골프학교 설립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가 끝나고, 검찰에 송치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최근 알려지자, 재단 측은 "박세리희망재단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단체의 재단법인으로, 정관상 내외국인학교설립과 운영을 할 수 없다"라면서 "고소가 진행되기 전 박세리희망재단이 제출했다고 하는 의향서의 진위를 확인하는 연락이 왔고, 재단 명의의 문서와 인장이 위조돼 문서가 제출된 사실을 인지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재단 측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서도 "최근 박세리 감독의 성명을 무단으로 사용해 진행하고 있는 광고를 확인했다"라며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및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에 대한 전국 어느곳에도 계획 및 예정도 없음을 밝힌다"라고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경현 변호사는 "부친 박 모 씨는 희망재단과 관계가 없으며 업무도 수행한 적이 없다. 어떤 직책도 없으며 업무를 공유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진행할 계획이 없다"라고 다시금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제공]
법원이 최근 강제 경매 결정을 내린 박 전 감독 소유의 대전 유성구 부동산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박 전 감독은 "현재 경매에 나온 상태는 아니다. 법적인 절차를 거쳐 제 명의로 바꾼 집이고, 법적인 문제는 절차를 밟아서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경매에 넘겨진 부동산은 크게 2가지로, 첫 번째 부동산은 1785㎡ 규모의 대지와 해당 대지에 건축된 주택과 차고, 업무시설 등이 포함돼 있다. 해당 건축물에는 박 전 감독의 부모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그 바로 옆에 위치한 539.4㎡ 규모의 대지와 4층 건물인데, 박세리 명의로 2019년 신축했다.

박 전 감독과 부친 박 씨는 2000년 50:50 공동 지분으로 해당 부동산들을 취득했으나, 10억 원이 넘는 부친의 채무 관계로 2016년 3월 부모가 살던 부동산이 한차례 경매에 부쳐졌다. 당시 감정가격은 토지와 건물을 포함해 총 36억 9,584만 원이었다. 하지만 해당 부동산에 대한 경매는 4개월 만인 2017년 7월 취하됐고, 박 전 감독은 2017년 7월 매매를 통해 부친의 지분 전체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또 다른 채권자가 나타나면서 2020년 11월 다시 강제 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박 전 감독이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해 인용되면서 경매 집행은 정지된 상태다. 현재 박 전 감독과 채권자 측은 해당 부동산들을 두고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를 비롯한 복잡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부동산 경매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감독은 "2016년에 은퇴하고 한국에 나오면서 그해 겨울에 미국에 일이 있어서 잠시 간 사이에 급하게 한국에서 연락이 왔다. 집에 갑작스럽게 경매가 들어온다는 거였다. 아버지 채무 관련해서 들어오는 데 아버지 지분에 걸린 거다. 10억 원 채무 때문이어서, 급한 대로 제가 아버지의 채무를 해결해 드리는 대신에 지분을 제가 사게 된 거다. 온전히 대전 집에 대한 명의는 저로 돼 있다. 증여를 하신 게 아니라 법적으로 절차를 받아서 소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은퇴 후 자리를 잡아야 하기에 자매들과 함께 살려고 지은 건물이었는데, 이사 감과 동시에 또 다른 소송이 아버지 앞으로 들어왔다. 또 해결을 해 드렸다. 또 얼마 안 있다가 또 다른 소송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라. 이런 식으로 기다리듯이 소송이 들어오니까 제가 할 수 있는 범위는 넘어섰고. 소송은 들어왔지만 아버지의 채무이지 저와 법적으로 관계가 없고 제가 책임질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끝으로 박 전 감독은 "저는 희망재단 이사장으로 꿈나무들을 후원하고 기부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누군가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의 또 다른 꿈이다. 재단을 설립해서 하나하나 이루고 있는 과정이다. 대한민국 이끌어 갈 인재들, 꼭 골프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조금이나마 나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프로그램을 받아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겠다. 오늘 이후부터 그 마음이 더 굳건해 질 거 같다"라고 밝혔다.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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