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차관 4명 날려버린 푸틴, 그 자리에 사촌 딸 앉혔다

문지연 기자 2024. 6. 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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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72) 러시아 대통령이 국방차관 4명을 숙청한 뒤 후임으로 자신의 사촌 딸을 앉혔다.

17일(현지시각) 텔레그래프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대통령령을 통해 니콜라 판코프, 루슬란 찰리코프, 타티아나 세브초바, 파벨 포포프 등 4명을 국방차관직에서 해임하고 그 자리에 안나 치빌레바(52)를 임명했다. 치빌레바는 푸틴의 사촌인 예브게니 푸틴의 딸이자, 지난달 신임 에너지부장관에 취임한 세르게이 치빌레프의 아내다.

치빌레바는 러시아 최대 석탄기업 중 하나인 ‘콜마르’를 운영하고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병사 지원을 위해 설립한 ‘조국 수호자 재단’ 창설과 관리에도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치빌레바가 군인을 위한 사회복지와 주거 지원 등 복리 후생 업무를 감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차관으로 임명된 푸틴의 사촌 딸 안나 치빌레바. /AFP 연합뉴스

치발레바 외 다른 3명의 신임 국방차관도 정해졌다. 제1차관은 레오니드 고르닌 전 재무1차관이 맡게 됐다.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을 지낸 마하일 프라드코프의 아들 파벨 프라드코프와 올레그 사벨리에프 전 경제개발부 차관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역시 모두 푸틴의 최측근들로 분류된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개전 직후 러시아군의 졸전과 여러 문제로 인해 푸틴이 측근과 그 자녀들에게 더욱 의존하게 됐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에선 올해 들어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이 비리 혐의 등으로 잇따라 체포되고, 지난 5월엔 장수 국방장관이었던 세르게이 쇼이구마저 경질되며 푸틴이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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