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국가대표 “올림픽서 12년 만에 메달 가져오겠다”
그동안 한국 수영은 올림픽에서 박태환(35) 한명만 바라보며 울고 웃었다. 역대 올림픽 수영에서 한국 대표팀이 따낸 메달은 4개(금1·은3). 모두 박태환이 일궈낸 결과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따낸 자유형 200m, 400m 은메달 이후 12년동안 노메달이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다르다. 한국 수영은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 경영, 아티스틱 스위밍, 다이빙을 합쳐 총 2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모나코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룸 대회에서 황선우(21·강원도청)는 자유형 100m, 200m에서 각각 금메달을 땄다. 김우민(23·강원도청)도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나서는 아티스틱 스위밍도 꾸준히 톱10에 진입하고 있다. 다이빙도 세계대회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18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수영 국가대표팀은 “12년 만에 메달을 가지고 오겠다”며 금빛 물살을 다짐했다.
이날 이정훈 경영대표팀 총감독은 “황선우와 김우민 모두 개인 종목 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굉장히 치밀한 작전이 필요하고 준비 중이다”면서 “누구든지 메달을 딸 것이라는 자신감은 충분하다. 금이 될 지 은이 될 지 동이 될 지 장담은 못하지만 꼭 메달을 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3년 전 도쿄 올림픽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리라 확신했다. 이 감독은 “도쿄올림픽 당시 모든 선수들이 코로나 때문에 국제대회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경험도 갖췄고 능력도 갖췄다. 훨씬 재밌는 경기를 국민들께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도하세계선수권에서 첫 은메달을 획득한 남자계영 800m 종목 대표팀은 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 도전을 선언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이 감독은 “4명이 아닌 6명의 선수단으로 늘려 함께 파리로 간다”고 밝혔다. 계영 800m는 총 4명의 영자가 200m씩 나눠서 레이스를 맡는 종목이다. 한국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제주시청)까지 3명은 확정이었지만, 마지막 단 한 명 자리에 적임자를 찾는 게 숙제였다. 제4영자로 김영현(안양시청) 이유연(고양시청) 양재훈(강원도청)이 모두 나서며 6명 선수가 파리 현지에서도 경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감독은 “6명이 같이 훈련을 했었기 때문에 끈끈하게 단합이 잘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예선 뛰는 사람과 결승 뛰는 사람이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모두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황선우, 김우민이다. 신예에 불과하던 도쿄올림픽과 달리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르는 황선우는 파리에서 개인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린다.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200m 다른 국가 선수들은 모두 한 끝 차이라 예단할 수 없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내 한계를 깨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대표팀 분위기도 파죽지세(破竹之勢)처럼 치고 올라가고 있는데, 12년만에 메달을 따는 무대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6위, 2023년 후쿠오카 대회 5위를 차지했던 김우민은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3분42초71의 개인 최고기록도 세웠다. 김우민은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해야만 훌륭한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만큼 한번 더 개인 기록을 갈아치우겠다”고 했다.
아티스틱 스위밍에서 한국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은 2012년 런던 대회 박현선-박현하 자매 이후 12년 만이다. 이리영(24·부산시수영연맹)과 허윤서(19·성균관대)는 “첫 올림픽 출전이라 긴장도 되고 설레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기록 경기와 다르게 예술 점수도 있고, 화려한 옷 화장, 음악과 함께하는 연기를 펼치다 보니 재미있게 지켜봐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이빙 간판 우하람(26·국민체육진흥공단)과 김수지(26·울산광역시체육회)도 메달 꿈을 품고 파리로 향한다. 2019 광주 세계선수권 때 한국 다이빙 최초 세계 대회 메달(여자 1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따고지난 2월 2024 도하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동메달 2개(여자 3m 스프링보드,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를 딴 김수지는 “세계 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다이빙 선수들에게 많은 자극을 줬을 것이다. 충분히 더 즐거운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를 아슬아슬하게 하는 편이라 마음 놓고 경기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영 대표팀은 오는 7월 16일, 아티스틱 스위밍은 7월 22일, 다이빙은 7월 25일 각각 파리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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