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노조 "고용노동부 관리자, 장애인 상담원에 휴직 강요"

직장 내 괴롭힘 2건 고발…고용노동부 울산고객상담센터 "조사 중"

기자회견 연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직원들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공공연대 고용노동부본부 조합원 등이 18일 고용노동부 울산고객상담센터 앞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6.18 canto@yna.co.kr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의 한 중간관리자가 장애인 상담원의 업무 미숙을 이유로 휴직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여성노동조합 고용노동부 지부·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 본부는 18일 울산 중구의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울산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감시·단속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고 있다"며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울산센터에서 전화 상담 업무를 하는 뇌병변 장애인 A씨는 최근 중간관리자 B씨와의 개별 면담 자리에 불려 갔다.

업무 실수가 잦다며 휴직이나 병가를 권유하는 B씨의 말에 A씨는 생계 문제로 휴직은 할 수 없다고 답했지만, B씨는 "고용노동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본인이 거부하더라도 휴직을 명할 수 있다", "본인의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라"고 하는 등 재차 휴직을 권유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계속된 거절에도 B씨는 수 차례 A씨에게 휴직을 권했고, 현재 A씨는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를 호소하고 있다고 노조는 전했다.

또다른 울산센터 전화 상담원 C씨는 악성 민원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고 병가를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조는 B씨가 C씨의 병가 사용을 매번 거절했고, C씨는 결국 휴식을 위해 개인 연차를 사용해야 했다고 밝혔다.

상담 시간이 비교적 짧은 상담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B씨는 상담 시간이 시간당 20분 미만인 상담원들을 불러 심리적인 압박을 가했다"며 "면담 후 심리적 타격을 받고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조퇴하는 등의 사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담원들은 직접적인 상담 시간 외에 상담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거나 감정을 추스르거나 상담 내용을 모니터링하는 등의 업무도 수행하는데, 이런 식의 실적 압박은 그러잖아도 스트레스가 큰 감정노동자를 괴롭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실적 압박을 받은 상담원들이 시간을 늘리기 위해 상담 중 불필요한 미사여구를 길게 늘어놓게 되는 등 업무상의 비효율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울산센터는 이러한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고발을 2건 접수하고 노무사 자문을 받아 사내 조사를 진행 중이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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