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할수록 멀어지는 여야…민주 단독 상임위 21대 '판박이'

국힘 '권한쟁의심판' 청구 vs 민주 '본회의 강행' 으름장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이어 원내수석 회동, 실마리 찾지 못해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 추경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구성 논의 등을 위해 회동 전 손을 맞잡고 있다. 2024.6.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제22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싸고 대치 중인 여야가 협상의 여지를 좁히는 쪽으로 치닫고 있다. 여당이 이 문제를 헌법재판소로 들고 가자 야당은 판을 깨자는 것이라고 보고 단독 원구성을 압박하고 있다. 21대 국회의 원구성 협상과 거의 같은 모습이다.

여야는 18일 원내대표 회동에 이어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상임위 강제 배정과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 무효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 108명 전원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다"며 "지난 6월5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의사일정 합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에 이어 상임위원장 선거를 강행했고 이어 상임위원까지 강제 배정했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반헌법적 독재적 행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우원식 의장 등의 권한침해 행위 확인과 각 행위의 무효 확인을 청구하게 됐다"며 "헌법 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0년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제21대 국회 상임위를 강제 배정했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23년 '상임위 구성이 끝나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실효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며 각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상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다음 주 주말까지 기다려달란 요청을 뒤로 하고 있었는데, 앞에서 하는 행동과 뒤에서 하는 행동이 너무 다르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가 아니지 않나 판단한다. 민주당은 국회의장께 20일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예고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늘로 국회 원 구성 법정 시한이 지난 지 11일째"라며 "계속 다툼을 벌이고 상임위원회 구성을 지연하고자 하는 국민의힘과 정부·여당의 맹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지연 전략'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는 초등학생들도 안다. 윤석열 방탄, 김건희 방탄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의장 주재로 원 구성을 놓고 약 2시간 동안 협상을 벌였지만 또다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회동을 마친 후 추 원내대표는 "결론적으로 오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양당 원내수석들 간에 대화를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는 "오랜 시간 서로의 입장과 논리에 대한 설득이 있었지만 아직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협상을 이어갔지만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여야 원내수석은 19일도 만나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