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짐펜트라 이은 차세대 먹거리 확보 속도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6. 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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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형 PBM 처방집 등재
현지 의료진 호평 속 시장 안착
항암·안질환 등 후속 제품 확대
내년까지 11개 포트폴리오 목표
셀트리온 R&D 연구원

셀트리온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신약 '짐펜트라'와 '베그젤마' '유플라이마' 등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래 먹거리인 후속 파이프라인의 품목 허가도 연이어 성공하고 있다. 하반기에 짐펜트라 실적이 가시화하면 출시 제품들의 매출 확대는 물론 향후 선보일 블록버스터급 후발 제품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美 시장서 빠르게 안착 중인 '짐펜트라'

셀트리온이 개발한 짐펜트라는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인플릭시맙 성분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꾼 유일한 제품이다. 앞서 '램시마SC'라는 제품명으로 유럽에서 출시해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인 램시마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에서 합계 점유율 74%를 기록하고 있다. 램시마는 지난해 매출 약 1조원, 램시마SC는 약 300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셀트리온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짐펜트라를 출시한 이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미국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환자들이 보험 환급 개시 전부터 짐펜트라를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타트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시장 안착에 총력을 다한 결과 그에 따른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미국의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xpress Scripts)와 처방집 등재 계약을 했다. 현재 또 다른 주요 PBM과도 계약 협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짐펜트라가 타깃으로 한 의료기관 약 2700곳 중 30%가량에서 처방이 이미 이뤄지거나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미국소화기학회(DDW)에서 마련된 짐펜트라 제품 설명회도 현지 의료진의 주목을 끌었다. 앞서 셀트리온은 크론병(CD) 환자 323명과 궤양성 대장염(UC) 환자 438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DDW에서 짐펜트라 제품 소개가 있었는데 세계 최초 유일한 인플릭시맙 SC 제형이라는 점에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학회 마지막 날 오후 세션이었음에도 참석자가 상당했다"고 말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2024 DDW 참관을 통해 짐펜트라의 상업화 성공을 확신하게 됐다"며 "실적 개선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것은 물론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출시 2년 차인 2025년까지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9개 제품 허가 완료…

내년까지 11개 더 확보

셀트리온은 후속 제품 확보에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에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알레르기성 천식,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비부비동염 치료제 '옴리클로(개발명 CT-P39)'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옴리클로는 유럽에서 허가받은 최초의 '졸레어' 바이오시밀러가 됐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지위를 획득한 옴리클로는 글로벌 3상에서 입증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토대로 시장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옴리클로의 오리지널 의약품 졸레어는 2023년 기준 글로벌 매출 약 5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과질환 치료제 '아이덴젤트(개발명 CT-P42)'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테키마(개발명 CT-P43)'의 품목허가를 잇달아 획득했다. 아이덴젤트의 오리지널 제품인 '아일리아'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93억6000만달러(약 12조1680억원)를 달성한 블록버스터 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이번 아이덴젤트 허가를 통해 기존에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항암제에 이어 안과질환으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도 최근 인터루킨(IL) 억제제인 스테키마의 허가를 받는 등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셀트리온은 램시마, 램시마SC(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등을 통해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영역에서 제품군을 이미 확보한 바 있다. 스테키마의 오리지널 의약품 스텔라라는 2023년 기준 약 203억2300만달러(약 26조4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아이덴젤트와 스테키마는 현재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에 품목 허가를 신청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밖에도 류머티즘 관절염(RA) 치료제 '악템라(CT-P47)'와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CT-P41)' 등의 바이오 시밀러들이 미국, 유럽 등에서 허가 신청을 마쳤다.

셀트리온은 지난 한 해에만 약 35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후속 제품 개발과 파이프라인 확대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항암제, 안과질환, 대사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기존 9개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더해 내년까지 11개를 추가로 확보하는 등 성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나아가 2030년까지 총 22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연 매출 12조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약 짐펜트라의 미국 출시와 후속 제품들의 허가로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가면역질환에 이어 항암제, 안질환, 골질환 등 다양한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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