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비만치료제 임상 3상 순항 … 2027년 출시 목표"
인크레틴 분야서 20여년간 연구
자체공장서 생산 … 가격경쟁력 확보
간섬유화 막는 MASH치료제 준비
복약 순응도 높이는 전자약도 개발
한미약품이 비만과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를 포함한 대사 영역에서 연구개발(R&D)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크레틴(GLP-1 수용체 작용제, GIP·GLP-1 수용체 작용제, DPP-4억제제 등) 분야에서 20년 이상 축적한 연구 지식과 노하우를 다양한 대사 영역 치료제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다방면의 R&D를 통해 비만 치료 분야에서의 혁신을 주도하고 환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이고 개선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비만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난해 9월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공식화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5개 영역의 파이프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각 발전 단계에 맞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7년 한국형 비만 치료제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활용해 자체 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 약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가능하다"며 "글로벌 공급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M15275'는 비임상 연구에서 계열 내 최고(best-in class)의 잠재력을 확인한 차세대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에 대한 승인을 받은 만큼 조만간 1상 시험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한미약품은 체중 감량의 질적 개선과 요요 방지를 위한 신개념 비만 치료제 연구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해당 연구는 근육량 증가와 섭식장애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초기 후보물질을 확보해 최적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신개념 비만 치료제를 기존 치료제와 병용하는 방법도 탐색 중"이라며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은 물론 생활습관을 교정해주고 복약 순응도를 높여주는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 개발에도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와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현재 모두 후기 임상 2상 단계를 밟고 있다. 한미약품은 두 치료제가 향후 MASH 영역에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현재 가장 가시화된 성과는 MASH 치료제 영역에서 내년 공개될 예정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후기 2상 연구 결과"라며 "머크에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차세대 키트루다'로 부를 만큼 혁신성이 뛰어난 물질"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거글루카곤과 단장 증후군 치료제로 개발 중인 'HM15912'도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한미약품은 특히 글루카곤이 지질·에너지 대사는 물론, 항섬유화에도 직접적인 치료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기전적 근거를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루카곤을 활용한 다수의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ASH 치료에 있어 가장 큰 미충족 의학적 수요는 섬유화 개선"이라며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간 섬유증을 가진 다양한 비임상 동물모델에서 일관되게 우수한 항섬유화 효능을 보였고 직접적인 섬유화 치료 기전도 규명했다"고 덧붙였다.
MSD 주도로 임상 개발이 진행 중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2a상 결과는 작년 6월 유럽간학회(EASL)를 시작으로 3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그 결과 학계뿐 아니라 전 세계 제약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a 임상에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단 6개월간의 투여로 70%를 상회하는 지방간 개선 효능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부분은 이러한 효과가 기존 GLP-1 단일 작용제 약물처럼 체중 조절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간 지질 대사에 직접 작용해 지방간까지 개선할 수 있음을 임상적으로 증명했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후기 2상 임상을 빠르게 완료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최 센터장은 "글로벌 3상 수행과 상업화 역량을 보유한 파트너사와의 공동연구 가능성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며 "올 연말쯤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HM15275에 이어 비인크레틴 작용 기전을 가진 신개념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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