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토막 리뷰] 쉬운 난이도와 쏠쏠한 손맛, 게다가 쿠키가 귀엽다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대신 게임을 깔아보고,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화요일이라 원래 구작을 소개해야 하나 게임사 측에서 사전체험 기회를 주었기에 이번 게임은 26일 출시를 준비 중인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모험의 탑'을 리뷰 합니다. [편집자 주]
우선 이 게임에 대해 평가하기 전에 밝힐 것이 있다면 기자는 '쿠키런' 시리즈를 한 번도 즐긴 적이 없다. 물론 캐릭터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각 시리즈마다 장르가 그다지 겹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전 시리즈의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편은 아니지만, 잠재력있는 IP(지적재산권)이라고 해도 캐릭터의 매력이 이 게임에 대한 경험에 가중치를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조건과 관계없이 이 게임은 재미있었다. 최근 흔한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나 방치형 게임이 아니라 직접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서 그런지 "한 판만 더!"를 외치며 즐기기에 충분했다.
일단 이 게임의 형식에 대해 소개하자면 3D로 만들어진 탑뷰 액션 게임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본인이 갖고 있는 쿠키 캐릭터를 이용해 각 스테이지를 돌면서 적을 물리치면 되는데, 닌텐도의 커비나 슈퍼마리오를 탑뷰 형식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실제로 각 스테이지의 끝에는 케이크와 접촉하면 클리어가 선언되는데, 슈퍼마리오가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때 마다 깃발과 접촉하는 것과 비슷한 인상을 주었다. 물론 높이 올라갔다고 해서 보너스 점수를 주는 일은 없지만. 여기에 스테이 중에 금화 동전을 모으는 것도 슈퍼마리오와 유사했다.
기본 적인 구조가 심플하다 보니 게임에 대한 접근성은 무척이나 낮은 편으로 초등학교 저학년도 쉽게 진입 가능하다. 게임의 난이도도 적절한 레벨을 갖춘 쿠키라면 손쉽게 공략 가능하다. 오히려 다소 낮은 공격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억지로 밀어 붙이면 상위 스테이지도 공략이 가능한데, 이때가 오히려 스릴있고 성취감도 높았다.
스테이지 별 기믹(gimmick, 전략)이 꽤 재미있었는데, 단순히 선형적으로 직진하며 적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지 별로 특징이 있어 움직이는 발판이나 드럼통이 굴러 떨어지는 비교적 전통적인 기믹은 물론, 바람이 불어 쿠키를 밀어내는 기믹이나, 탑뷰 형식이어서 보이지 않거나 부서질 수 있는 장애물 뒤로 숨겨진 길을 찾아야 하는 기믹까지 있어 플레이어를 즐겁게 만든다.
단순히 클리어를 위해 직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스테이지 별 클리어 조건이 있어 도전의식도 자극한다. 시간 내로 클리어 하거나, 일정 횟수 이상 피해를 입지 않고 클리어 하기, 보물 상자 찾아내기 등 한 번 클리어 했더라도 놓친 조건이 있으면 다시 한 번 도전하게 만드는 내용도 있다.
예를 들어 한 번은 시간제한 내 공략을 위해 소위 '스피드 런'을 시도하고, 다시 공략할 때는 숨겨진 기믹을 찾아 스테이지를 꼼꼼히 뒤지는 식으로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일반 스테이지를 공략하고 나면 더 어려운 하드모드가 열리는데, 하드모드에서는 적들이나 스테이지에 더 복잡하고 흥미로운 기믹이 부여되기 때문에 제법 괜찮은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각 스테이지별 공략 시간은 짧게는 1~2분에서 길어야 5분 내외여서 짧은 시간만 주어지더라도 게임을 켜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버스, 지하철을 타며 이동 중이라면 몇 판 정도는 즐길 수 있다.
쿠키마다 조작 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조작의 기본은 쿠키를 움직이는 것과 기본 공격, 그리고 대시(dash)에 각 쿠키별 특징이 담긴 필살기다. 아쉬운 것은 점프가 없어 공략에 있어 입체감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대신 점프가 안된다는 점을 이용해 스테이지마다 단차를 이용한 기믹이 제공된다. 예를 들어 한번 아래로 내려가면 올라갈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스테이지가 구성돼 있다는 점 등이다.
크게 단거리 공격형과 원거리 공격형으로 나눠지는데다 쿠키마다 개성있는 필살기를 갖고 있어 같은 스테이지를 공략하더라도 쿠키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조작하는 재미가 있었다.
예를 들어 웨어울프맛 쿠키는 필살기가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는 것인데, 적절하게 변신하는 타이밍을 잡으면 수월하게 각 스테이지를 공략할 수 있고, 꽈배기맛 쿠키는 리그오브레전드의 하이머딩거 처럼 포탑 비슷한 것을 소환할 수 있어 이를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클리어가 가능했다. 일부 캐릭터는 2회 대시가 가능하다는 식이다.
조작 난이도는 매우 낮았는데, 공격 판정이 비교적 널널한 편인데다, 대부분의 단거리 공격의 폭이 넓었고, 원거리 공격의 경우 자동 타게팅이 되는 부분도 있어 조작이 어려워서 게임을 못해 먹겠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게다가 점프가 없다는 점도 3차원 적인 움직임이 강제되지 않아 조작 난이도를 낮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는 조이스틱이나 조이패드가 아닌 터치스크린 조작임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대부분의 스테이지에는 3개의 쿠키를 투입할 수 있고, 바로바로 교체해 가면서 사용할 수 있었다. 기자가 즐긴 초반에서는 하나의 쿠키만 잘 키운다면 대부분의 스테이지 공략이 가능했지만, 추후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적들이 등장한다면 쿠키를 잘 교체해 가면서 싸우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 될 것 같았다.
아쉬운 것은 쿠키마다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손맛이 잘 맞는 캐릭터를 즐기고 싶은데, 쿠키마다 등급이 있어 실제로는 높은 등급의 쿠키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이었다. 기자의 경우 중이병 스러운 대사와 변신 후 때려 부수는 손맛이 쏠쏠했던 웨어울프맛 쿠키를 나중에 낮은 등급을 이유로 취향이 아니었던 파스타치오맛 쿠키로 변경해야 했다.
정보를 찾아보니 용감한 쿠키가 common(일반) 등급이어서 버려진다는 기존 쿠키런의 전통 아닌 전통이 있다고 하는데, 이 게임도 비슷한 운명이 용감한 쿠키에게 부여될 것 같다.
그래픽은 화려하다기 보다는 아기자기한 편이었다, 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저사양에서도 작동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음악도 괜찮은 편이었다. 많은 진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2스테이지의 서부 분위기에 웨스턴 풍의 BGM(배경음악)이 제법 귀에 착착 감기는 편이어서 인상에 남았다. 여기에 제법 많은 부분에 목소리가 지원되기 때문에 사운드 면에서 비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었다. 용감한 쿠키가 무언가 사명을 부여받아 탑을 올라가 음모를 분쇄한다는 식인데, 스토리의 복잡함 보다는 개성있는 쿠키들의 재미있는 만담을 즐기는 쪽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BM(과금구조)은 이용해 보지는 못했지만 비교적 부담이 적은 편으로 보였다. 확정된 가격은 아니겠지만 스타터팩이 3단계 가지 모두 구입한다고 해도 3000원, 7500원, 19000원 정도로 3만 원 안쪽이었고, 가성비 좋은 패스&월정액 상품이 9900원과 5900원으로 요즘 물가에 비하면 저렴했다.
쿠키마다 여러장의 카드를 뽑아야 등급이 올라가기 때문에 높은 등급의 카드는 성장시키는데 부담이 다소 있지만, 일단 뽑기(갓차)에 천장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쿠키의 소위 명함뽑기(이용 가능한 조건인 최소한 1장을 뽑는 것)는 부담이 적을 것 같았다.
유료재화인 보석이 게임 중 어느 정도 보급되기도 하기 때문에 성실한 플레이를 한다면 나중에 고등급의 쿠키를 다수 보유하는 것도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워낙 여러군데서 보너스를 주기 때문에 틈틈히 보너스를 찾아 먹는 일이 귀찮을 정도였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난이도가 높거나 많은 재화를 투입해 지치기 쉬운 요즘 게임 트렌드 가운데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본다.
굳이 타깃층을 분석해 본다면 비교적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난이도가 어렵고 부담스러운 게임에 거부감을 가진, 그러나 귀여운 캐릭터들에 목마른 여성 게이머들, 그리고 틈틈히 가볍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직장인들까지 폭넓게 공략이 가능한 게임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것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쿠키별 등급이 있어 나중에 가면 애정을 주고 키운 저등급 쿠키가 버려질 수 있다는 점 정도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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