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수소 사회 ‘퍼스트 무버’…모두 제주 주목해야”

김경학 기자 2024. 6. 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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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도지사(오른쪽)와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8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열린 ‘2024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는 수소 사회 ‘퍼스트 무버’(선두주자)다. 한국 전체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제주가 앞서가기 때문에 가장 먼저 문제를 겪고 이에 따른 해결책도 가장 먼저 찾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산업계 등 모두 제주를 주목해야 한다.”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18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제주도에서 굉장한 작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는 국내에서 ‘그린수소’를 상용화한 유일한 지역이다. ‘무탄소 수소’로도 불리는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를 말한다. 제주도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구좌읍 행원에 3.3메가와트(㎿)급 생산설비를 구축했고, 조천읍 함덕에는 하루에 수소버스 52대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제주도는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탄소중립 사회를 2035년 아시아 최초로 실현하겠다고 지난달 선언했다. 2050년 탄소중립을 표방한 정부보다 15년 앞선 시점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2022년 7월 취임하면서 받았던 보고 중 가장 기분 좋았던 보고가 행원 실증사업 보고였다”며 “다행히 실증에 성공했고 대기시켜놨던 수소버스를 운행했던 게 이 포럼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수소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한 기업이나 산업은 물론,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도 활용되는 사회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2026년까지 탄소중립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고 하는데 KT가 가장 관심이 많다”며 “KT와 연대해서 오고 싶어하는 기업들도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 공급을 정확히 해줄 수 있느냐다. 재생에너지가 부족할 경우 그린수소로 보완할 체계가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또 “화북2지구에 조성되는 공동주택 5500세대의 에너지원을 그린수소로 추진하고, 감귤을 재배하는 하우스나 양계장이 화석연료 발전을 쓰는데 재생에너지, 그린수소로 바뀌어 ‘RE100 감귤’ ‘RE100 달걀’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가 한국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수소 관련 설비 등 규모의 확대, 운송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김 위원장은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수소 자원 혁명> 저자인 마르코 알베라는 지난 15년간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재생에너지처럼 수소도 단가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며 “규모를 확대하는 게 중요한데, 제주가 한국의 수소 공급 기지가 될 수 있다. 대량의 친환경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철강·화학 중공업 산업 기지와 어떻게 연결할 건지 장기적 관점에서 새롭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를 맞이한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은 제주도와 산업부가 공동주관하는 행사다. 올해는 2035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제주의 비전을 공유하고, 지난 14일 시행된 분산에너지법에 따른 분산에너지 활성화 전략 등을 논의했다.

서귀포 |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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