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김성한 감독 "하정우 담백한 연기, 이번에도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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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항공 국내선 여객기가 강원도 홍천 상공에서 납치돼 북한으로 넘어갈 뻔한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하이재킹'을 연출한 김성한(46)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김경찬 시나리오 작가와 대화하다가 이 사건을 처음 전해 듣고 한 편의 영화로 만들 수 있겠다고 직감했다고 한다.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대한항공 여객기 납북 미수 사건을 영화화하기로 한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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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항공 국내선 여객기가 강원도 홍천 상공에서 납치돼 북한으로 넘어갈 뻔한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대한항공 여객기 납북 미수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이재킹'을 연출한 김성한(46)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김경찬 시나리오 작가와 대화하다가 이 사건을 처음 전해 듣고 한 편의 영화로 만들 수 있겠다고 직감했다고 한다.
김 감독과 김 작가는 영화 '1987'(2017)에서 각각 조감독과 각본가로 함께한 경험이 있다.
"너무 영화 같은 이야기였어요. 그 자리에서 '빨리 대본을 쓰시죠'라고 제안했죠."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대한항공 여객기 납북 미수 사건을 영화화하기로 한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사건 당시 납치범의 무모한 행동으로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여객기에 타고 있던 수습 조종사 전명세 씨의 희생으로 승객은 전원 구조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전 씨에 대해 "한마디로 의인이었다"며 "그가 어떤 이유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의인들의 인터뷰 같은 걸 보면 그들은 자신이 사건 현장에 있었고, 그 순간 그렇게 행동을 해야 할 것 같았다는 말밖에 하지 않는다. 그게 정답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이재킹'에서 전명세 씨를 모델로 한 캐릭터가 부기장 태인(하정우 분)이다. 극한적인 위기에서도 자기 책무를 저버리지 않는 태인과 기장 규식(성동일),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모습은 감동을 준다.
김 감독은 '1987'과 '백두산'(2019)에서 하정우와 함께 작업한 인연이 있다.
그는 '하이재킹'에 하정우를 캐스팅한 데 대해 "'백두산' 촬영을 마칠 때쯤 정우 씨가 '다음에 뭐든 같이하자'고 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준비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정우를 한마디로 "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김 감독은 "정우 씨의 담백한 연기를 예전부터 좋아했다"며 "이번에도 (그가 연기한 장면을) 편집하는 작업이 즐거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여객기 납치범 용대 역에 누구를 캐스팅할지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용대 역은 여진구가 맡았다. 밝고 선한 이미지가 강한 여진구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김 감독은 용대 역에 여진구를 캐스팅한 데 대해 "용대를 마냥 나쁜 놈으로만 그리고 싶진 않았다"며 "(선악의 판단을 넘어) 우리의 아픈 과거를 담은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재킹'은 김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1987'과 '백두산' 외에도 '아수라'(2016) 등 굵직한 작품의 조감독을 거쳤다. 연출에 참여한 첫 작품으로는 류장하 감독의 '꽃피는 봄이 오면'(2004)을 꼽았다.
2019년 세상을 떠난 류 감독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김 감독은 "당시 연출부 막내인 내게도 '이 장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진지하게 물어보시던 분"이라고 회고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작품 활동 계획에 관한 질문에 "'하이재킹'처럼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들이 왜 그곳까지 가야만 했고, 그곳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다음에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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