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리 맞아?…포은대로 방음판 ‘강화처리’ 안 된 자재 납품 의혹

납품 방음판 2주 사이에 2차례 파손…총 3차례 깨져
‘알갱이’ 아닌 ‘실선’ 모양 파손에 강화처리 여부 의혹
지역 시민단체 “지금이라도 품질 여부 확인해야”

용인특례시 포은대로 방음판 파손 사진. [사진=정재수 기자]

[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경기 용인특례시 수지구 포은대로에 설치된 방음판(유리)이 ‘강화 처리’가 되지 않은 채 납품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공사를 마치기도 전에 일부 방음판이 깨지면서 새로 교체됐지만 이후 2차례나 더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파손된 납품 자재의 경우 일반적으로 강화접합유리가 파손된 모양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이 같은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포은대로 방음판이 파손(빨간 네모)된 구간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18일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시 수지구청이 최저가 조달계약으로 진행한 이번 자재납품 계약은 충북 청주에 있는 C업체에서 낙찰받았다.

C업체는 포은대로를 포함해 성복1로, 신대지하차도, 상현지하차도, 성복지하차도 등 수지구청이 발주한 5곳의 방음판 교체 사업 모두 최저가로 써내면서 ‘강화접합유리’로 자재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지난 13일과 17일 찾은 현장에서는 신촌초등학교 방면에 설치된 방음판 2곳이 일반 유리가 깨질 때처럼 ‘실선’으로 사방에 금이 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곳은 인근 아파트에서 포은대로 옆 산책로로 이어지는 데크 바로 앞 상단에 위치한 방음판으로, 방음판 전체에 금이 간 채 방치돼 있었다. 또 다른 곳은 이 곳에서 50m 정도 떨어진 방음판으로 중간에 설치된 자재다.

가장 큰 문제는 파손된 방음판 상태가 강화접합유리가 파손됐을 경우 나타나는 모양과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포은대로 방음판 파손 사진. 깨진 모양이 알갱이가 아닌 금이 간 채 깨져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강화접합유리가 파손 된 경우 모습. [사진=독자제공]

일반적으로 강화 처리를 한 강화접합유리의 경우 ‘알갱이’ 모양으로 파손되는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인근 주민과 학부모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 C업체에서 납품한 자재(유리) 원산지가 말레이시아산으로 확인됐고, 수지구청이 설계사의 동의 없이 압력에 견딜 수 있는 표준 압축응력(220MPa 이상→40~80MPa 이상)도 낮춘데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표준협회가 발행한 ‘강화유리 KS규격’에 따르면 ‘강화유리란 판유리를 열처리해 유리 표면에 강한 압축 응력층을 만들어 파괴 강도를 증가시키고 또 깨어질 때에는 작은 조각이 되도록 처리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깨졌을 경우 가장 거칠게 깨진 부분의 ‘가로 5cmx세로 5cm’ 안에 파편 수가 40개 이상이어야 한다고 파편의 상태를 정의하고 있다.

이에 지금이라도 납품 된 방음판에 대한 품질(강화처리)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미선 용인교육시민포럼 대표는 “공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3차례나 깨질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특히 이 업체가 납품한 자재에 대한 품질을 확인해야 한다. 시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주민들의 안전을 무시하는 공사가 왜, 어떻게 진행됐는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화접합유리 방음판이 이렇게 깨지는 것은 처음 본다. 파손됐을 경우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알갱이로 깨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강화 처리다”면서 “사방으로 금이 가면서 깨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현재도 이런 상황인데 만약 여름철 태풍이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깨진 조각이 보행로 쪽으로 떨어진다면 시민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음판 자재를 납품한 C업체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와 메일, 문자로 답변을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용인=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