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D-10 토론회 돌입…"서방제재 풀고 경제 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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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후보 토론회를 시작했다.
후보 6명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에 시달리는 이란 경제를 살릴 각자의 공약을 제시했다.
후보들은 또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정작 토론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
이날 대선 후보들은 이란의 고질적 문제인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주택난, 부정부패 등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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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생방송…후보 모두 '제재해제' 외치면서 이란핵합의엔 침묵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란이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후보 토론회를 시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대선후보 6명은 17일(현지시간) 국영TV에 나와 생방송으로 4시간에 걸쳐 토론에 참여했다.
후보 6명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에 시달리는 이란 경제를 살릴 각자의 공약을 제시했다.
후보 모두 경제제재 해제를 위해 노력하며 개혁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방법론을 내놓지는 않았다.
후보들은 또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정작 토론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
이란핵합의는 이란이 개혁파 정권 시절이던 2015년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체결한 합의다.
서방이 일부 경제제재를 푸는 대가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게 골자인데 미국 정부의 일방적 탈퇴 때문에 사실상 와해했다.
이란에서 핵 프로그램, 외교, 국방 등 주요 현안의 최종 결정권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에게 있다.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를 지닌 이란에서 대통령은 형식적으로 행정부 수반이지만 최고지도자의 권력에 종속되는 성격이 있다.
이날 대선 후보들은 이란의 고질적 문제인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주택난, 부정부패 등도 논의했다.
유력 후보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3) 마즐리스(의회) 의장은 빈민층을 떠받치고 국가 경제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외교 수단을 통해 제재를 푸는 강력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을 비롯해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하셰미(53) 부통령, 사이드 잘릴리(59) 전 외무차관, 알리레자 자카니(58) 테헤란 시장,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64) 전 법무장관 등 후보 5명은 보수 강경파로 분류된다.
심장외과 의사인 마수드 페제시키안(70) 의원은 일부 개혁주의자들에게서 지지받는 후보로 평가된다.
이란의 대선 토론회는 오는 28일 대선이 열릴 때까지 5차례 더 열린다.
이번 선거는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하면서 치르게 됐다.
보수 강경파이던 라이시 대통령은 고령인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낙점된 인물이었다.
그 때문에 이란의 대선은 내부적으로는 일단 체제 유지를 위한 후계 구도를 다시 정리하는 차원에서 주목받는다.
대외적으로는 이란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두 전쟁을 두고 서방과 갈등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열린다.
이란은 자폭 무인기를 공급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가자전쟁에서 이란은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
예멘 반군 후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세력은 팔레스타인 지지를 내세워 역내 군사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후티는 홍해 무역로에서 상선을 공격하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를 겨냥한 공격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란 전문가들은 이란의 권력이 아야톨라 하메네이에게 집중된 데다가 새 대통령도 보수 강경파 가운데 선출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이 이란의 대외정책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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