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휴진에도 대란은 없었다...일부선 “문닫은 병원 다신 안가”

오유진 기자 2024. 6. 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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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에 돌입한 18일 오전 서울의 한 개원의 소아과 출입문에 의대 정원 확대, 필수 의료 패키지 반대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고운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의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집단 휴진을 강행했지만 개원가(街)나 대학 병원에서 큰 혼란은 없었다. 개원의가 운영하는 병·의원 중에서 ‘휴진’ 공지를 내걸고 문을 닫은 곳들도 있었지만 의료 공백으로 인한 대란이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다.

경남 창원시의 한 내과 의원 인근 의료기관 20여곳은 모두 휴진하지 않고 정상 진료 중이었다. 광주의 한 비뇨의학과 의원은 대표 원장만 진료를 쉬었고, 다른 의사는 정상 진료했다. 전북 전주시에는 병원 입구와 엘리베이터 등 곳곳에 휴진 안내문을 붙이고 문을 열지 않은 어린이병원도 있었다.

의료 대란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환자들의 불편과 불만은 커지고 있다. 경기 수원시에서는 한 소아과 병원이 휴진하자, 다른 소아과 의원에서 수십명의 접수 대기가 생기는 등 환자들이 불편을 겪는 일도 있었다. 일부는 “파업한다고 휴진하는 병원에 다시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불매운동을 언급했다.

경기 시흥시 지역 인터넷 카페엔 지난 17일 “파업에 동참하는 병의원” 제목으로 이날 휴진하는 병원 정보를 묻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엔 “파업하는 병원 안 간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국민 생명을 담보로 파업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파업하는 병원 나도 안 가려고 한다, 진짜 너무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을 강행한 18일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을 통해 검색한 동네 의원 대부분이 '진료중' 표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병원들도 평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의료계 파업 취지로 휴진하는 교수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은 이날 외래 진료를 보는 교수 360여명 중 10%가량이 휴진했다. 병원 관계자는 “휴진 참여 교수들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2층 장기이식센터 앞에서 만난 신장 환자 현모(64)씨는 “전날 의사들이 파업한다는 뉴스를 보았지만, 평소와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고 했다.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은 이날 실제 휴진에 들어간 의사가 1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대병원은 의사 휴진으로 예정된 외래 진료 스케줄 103개 중 31개(30.1%)가 취소됐지만,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이 환자들로 북적였다.

한편 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날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이번 휴진과 궐기 대회 개최는 의사들만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의료 정책으로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료계의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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