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진도 시스템도 日 품으로…라인야후, 네이버 지웠다 [종합]

김대영 2024. 6. 18. 15: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라인야후 '네이버 지우기' 재확인
이사진 전원 일본인으로 재구성
네이버클라우드와 시스템 분리
당초 계획보다 일정 앞당겨 진행
"자본관계 변경, 확정된 바 없어"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13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라인야후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네이버 지우기' 방침을 다시 한 번 공식화했다.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는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예정이다. 일본 내 서비스 사업도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기로 했다. 

 라인야후 "일본 서비스서 네이버 위탁관계 종료"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18일 제29기 정기 주총에서 "당사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종업원용 시스템과 인증 기반 분리를 올해 안으로 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당사 자회사는 2026년 중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완료를 예정했지만 한층 앞당길 수 있도록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총무성은 1차 행정지도 이후 2차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가 당초 제시한 시스템 분리 등의 보완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총무성은 앞서 라인야후 보안사고와 관련해 회사를 상대로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 등을 포함한 행정지도에 나섰다. 

이데자와 CEO는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도 거의 모든 (일본) 국내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라인야후는 이 같은 조치가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 웹사이트 검색개발 인증 등에서 위탁 협력을 종료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라인야후는 이날 제29기 정기 주총 안내 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사전 질의 답변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의 네트워크 분리에 따른 안전관리 조치 재검토"와 "위탁처 관리 강화"를 보안사고 재발 방지 대책으로 언급했다. 

 자본관계 변경 질문엔 "정해진 바 없어"

총무성의 '자본관계 재검토' 압박에 대해선 "자본관계 변경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모회사(A홀딩스) 등에 검토를 요청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정해진 사실은 없으나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해 공표해야 할 사실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공표하겠다"고 했다.

모회사와의 자본관계로 인해 라인야후가 독립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사전 질의엔 "당사와 모회사의 관계는 서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사업상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명했다. 

그러면서 "(소프트뱅크·네이버 등) 관련 당사자와의 거래 중 거래 금액이 일정 이상인 금액의 안건에 대해선 사전에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에서 공정성·경제적 합리성·적법성 등의 관점에서 심의를 실시해 오고 있다"고 답했다. 

 라인야후 이사진 전원 일본인으로 재구성

이번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 우위의 이사진을 꾸리는 것도 이 같은 경영 방침을 뒷받침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언급됐다. 

라인야후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진을 전원 일본인으로 꾸렸다. 또 '사외이사 4명·사내이사 2명'으로 이사진 구조를 변경했다. 

주총에선 카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과 이데자와 CEO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사외이사로는 하스미 마이코 변호사, 쿠니히로 다카시 변호사를 재선임하고 타카하시 유코 전 덴츠 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사 출신인 요시오 우스미 이사를 포함해 총 4인의 사외이사 체제가 출범하게 됐다.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는 일찌감치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CPO직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18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라인야후 정기 주총 영상 갈무리

 라인페이 서비스는 '페이페이'로 단일화

라인야후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본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송금·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내년 4월 30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라인페이 잔액은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2018년 선보인 '페이페이'로 이전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인페이는 일본 대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중 하나로 가입자 44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룹 시너지 확대를 위해 사업을 재편하고 중복된 사업 영역을 단일화하는 등 금융 영역에서 경영 자원의 선택과 집중을 추진해 왔다"며 "라인페이를 둘러싼 환경 변화나 라인야후 그룹의 최적의 경영자원 배분 등을 검토한 결과 국내 송금·결제 서비스는 페이페이로 단일화하고 라인페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인야후는 보안사고 재발 방지책 등을 이달 28일까지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PPC)에 제출할 예정이다. 여기엔 네이버클라우드와의 인증 시스템 분리 방안 등이 포함된다. 다음 달 1일까진 총무성에 자본관계 재검토 방안을 포함한 답변도 제출해야 한다. 

다만, 라인야후 최대 주주인 A홀딩스 지분을 50%씩 보유 중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지분 협상이 다음 달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총무성에 제출할 답변엔 자본관계 재검토에 관한 사항이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