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척, 할 수 있다 된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첫 '개척자 컨퍼런스' 열어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2024. 6. 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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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감, 17-18일 개척자 컨퍼런스 개최…개척 목회자 등 40여 명 참석
선교전도부터 복지, 문화, 다음세대 등 개척 유형별 노하우 공유
내년부터 연회별 개척교회 컨설팅 예정
이철 감독회장, "1명이든 1만 명이든 속죄와 치유, 회복의 길 예수그리스도를 전해자" 당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세길교회(김기승 목사)가 예배 후 애찬을 나누고 있다. 이 교회는 주로 30-40대들이 모여 주중에 교회를 중심으로 독서 모임과 미술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사진 세길교회 제공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세길교회는 '세상의 길이 되는 교회'를 지향하며 지난 2016년 1월 개척됐다.

수련목회자를 마치고 첫 개척에 나선 김기승 목사는 지역사회 30-40대를 선교 대상으로 삼고 마을도서관을 열었다.

세길교회는 주중에 30-40대 어머니들을 위한 독서모임과 '대화'를 주제로 한 소모임을 봄과 가을에 8주 동안 열고 있다. 어머니들과 함께 오는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활동과 발달장애인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 수업도 병행한다.

개척 9년 차인 현재 50여 명이 함께 소모임 활동도 하고 예배를 드린다. 

김기승 목사는 "교회 이름처럼 세상 사람들과 접촉하고 소통하면서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기도제목"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찾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지금도 어느 교회를 가야하나 고민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예비 목회자들이 지역사회에 맞는 건강한 교회 개척을 준비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일장 전도로 교회 개척을 알린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도천교회(김진호 목사). 개척당시 한 가정을 보내달라는 기도는 20여 명이 함께 예배드리는 농촌 교회공동체를 이뤘다. 사진 도천교회 제공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도천교회 김진호 목사는 부산의 한 대형교회에서 8년 가까이 부교역자 생활을 하다 한 영혼에 대한 구령의 열정으로 개척에 뛰어 들었다.

신학생일 때부터 농촌목회를 위해 기도해 온 김진호 목사는 농촌목회는 가장 젊고 건강할 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할머니 3명, 할아버지 1명이 신앙생활을 하던 도천교회를 개척한지 9년 째. 매달 1일과 6일, 5일장이 서는 주천면에 가서 전도용 물티슈와 휴지를 나누며 교회의 존재를 알렸다.

김진호 목사는 "5일장 전도의 가장 큰 열매라고 하면 도천리에도 교회가 있다는 소문이 났고, 귀농, 귀촌하신 분들이 우리 교회를 찾아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인이 아닌 지역 어르신들이 귀농하시는 분들에게 우리 교회에 나가보라고 전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도천교회는 20여 명이 함께 예배드리는 '귀농 귀촌' 교회공동체로 성장했다.

김진호 목사는 "저는 감리교 목사라면 작은 교회, 농촌교회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너무 식상한 이야기 같지만 그 때 제일 많이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서울패스커뮤니티(지묘정 목사). 교회 공동체 90% 이상이 청년인 교회다. 이 교회는 예수님의 통로가 되자는 사명 아래 지역사회 청년세대를 돌보고 섬기고 있다. 사진 서울 패스커뮤니티 제공


서울 노원구 서울 패스커뮤니티는 청년이 90%에 달한다.

'예수님께 가는 통로'라는 의미의 패스커뮤니티는 광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세대를 위해 교회 공간을 열어두고 있다.

패스커뮤니티는 소극장같은 예배공간을 지역사회 청년들에게 동호회와 공연 장소로 대여하고 있다.

패스커뮤니티 지묘정 목사는 "10년 전 청년 한명과 제자훈련을 시작했고 지금은 70여 명이 모인다"며, "아내의 뒷바라지와 선교팀 등 동역자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묘정 목사는 청년 사역의 특성상 재정적 뒷받침이 없으면 힘들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지 목사는 "다음세대 청년사역이 굉장히 수고스럽고 손도 많이 가고 제 삶을 온전히 청년들한테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 목사는 "이 사역을 10년 하면서도 많이 소진됐다"며, "가정을 제대로 돌 볼 수 없을 정도로 소진 됐지만 이것이 주님의 부르심이라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잘 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 목사는 개척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너무 조급해 하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과 사역의 본질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 목사는 "버티고 견디되 적절한 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이철 감독회장)가 17일과 18일 이틀동안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개척자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기감은 내년부터 개척 유형별로 개척목회를 지원하는 컨설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송주열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이철 감독회장, 이하 기감)가 교회 개척과 성장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교단차원에서 교회 개척 지원에 나선 이유는 한 때 160만 명에 육박했던 교세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118만 명대로 줄어든 위기감 때문만은 아니다.

개인 구원 못지않게 사회 성화에 힘써 온 감리교가 탈종교화 시대 이른 바 '할 수 있는' 맞춤형 교회 개척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기감은 17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 리조트에서 개척자 컨퍼런스를 열었다. 교단차원에서 교회 개척자 컨퍼런스를 연 건 처음이다. 이를 위해 정동제일교회와 보문제일교회, 신풍교회 등 16개 교회가 후원에 나섰다.

이철 기감 감독회장은 개회예배에서 교단장이 아닌 은퇴를 앞둔 선배 목회자로서 개척 목회자들을 격려했다.

이철 감독회장은 "속죄와 치유의 희망이자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길인 예수그리스도가 우리 목회자들의 가장 귀한 자료이다"며, "교인이 10명이면 1만 명이든 내용은 예수그리스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 감독회장은 이어 "이 복음은 한 사람에게도 귀하고 모두에게도 귀한 것"이라며,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모두를 가슴에 담을 수 있는 목회자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태동화 총무(왼쪽)와 개척 목회자들이 함께 개척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송주열 기자.


컨퍼런스에는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개척 목회자들과 선교국, 개척·미자립정책위원회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주제 강연에 나선 황병배 협성대 선교학과 교수는 교회 개척을 위한 마을목회를 제안했다.

황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 가운데 하나는 선교적 교회론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며, "교회가 서 있는 마을, 지역사회를 선교지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교회 목회자는 목회의 범위를 지역사회로 확장하고 교회 공동체성과 함께 공교회성과 공공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개체교회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분석하는 SWOT 분석을 세분화해 '강점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과 '약점을 보완하기위한 계획', '강점으로 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계획', '위협에 미리 대응하기 위한 계획'도 분석해 볼 것"을 제안했다.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개척 유형별 분과모임과 발표의 시간을 갖고 목회에 적용할 점과 보완할 점을 공유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번 개척자 컨퍼런스에서 다룬 선교전도, 사역, 다음세대, 중소도시, 복지, 문화, 공유 등 7가지 개척 유형별 사례를 토대로 내년부터 연회별 감리교 미자립, 개척교회 컨설팅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기감은 목회자 사례비 포함 한해 경상비 결산액이 4천 만원 미만인 경우 미자립교회로 분류 한다. 기감은 지난해 말 기준 6700여 교회 가운데 46% 정도가 미자립·개척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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