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그룹 '빅3' 동반 실적부진…에코프로비엠 적자 위기

에코프로비엠 적자 전환 전망…영업손실 78억
리튬 가격 하락에 속수무책…'캐시카우' 부진 본격화
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는 1분기부터 적자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에코프로그룹의 빅3 계열사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동반 실적 부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로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들 빅3 계열사 중 유일한 흑자를 냈던 에코프로비엠 마저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들린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영업손실 78억원을 올리며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올렸던 영업이익 1147억원과 비교하면 1200억원 정도 줄어든 수치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제조사로 에코프로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을 맡고 있다. 지난 1분기만 해도 그룹 매출 비중의 97.4%, 영업이익은 58.8%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7조2590억원, 영업이익 2952억원을 거두며 에코프로그룹의 실적을 이끌었다. 그러나 올 들어 리튬 가격이 폭락하며 실적 하락이 본격화되는 수순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리튬 가격은 kg당 95.5위안화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 kg당 109.5위안화까지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다시 100위안화를 밑돌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양극재 기업들은 리튬 등 광물 가격을 판가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대체로 이 가격 변동분이 제품 판가에 반영되는 데 2~4개월 시차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원재료 가격이 급락하면 비싸게 산 리튬으로 만든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1분기 전구체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40% 이상 하락하며 먼저 실적 부진이 가시화됐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792억을 기록했고, 영업손실 13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0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지주사인 에코프로 실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분기 영업손실은 298억원으로 매출 역시 전년 대비 50.6% 감소한 1조206억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주력 캐시카우인 에코프로비엠 적자는 에코프로그룹 입장에서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리튬 가격 반등 시기를 예단하기 힘든 만큼 연내 수익성 개선이 힘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공장 증설에 따른 가동 계획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2030년까지 양극재 판매량은 연평균 1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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